[친절한 뉴스K] “디커플링은 재앙” 옐런 장관, 중국에 화해의 손 내밀었나

오승목 2023. 7. 10. 12: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 방문 마지막 날인 어제, "두 나라의 '디커플링'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앙이다" 이런 말을 했죠.

두 나라 간의 오랜 무역 전쟁에 화해의 손을 내민 걸까요?

친절한뉴스, 오늘은 미-중 무역 분쟁 문제를 짚어봅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 증시가 재채기를 하면, 한국 증시는 독감에 걸린다'.

우리나라 증권가의 오랜 속설이죠.

우리나라 경제가 미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인데, '커플링' 우리 증시의 동조화 경향을 일컫는 말입니다.

반대로 전날 밤에 미국 증시가 하락해도 우리 증시는 상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주식시장이나 금리, 환율 등이 다른 나라와 동조화하지 않는 현상을 일컬어, '디커플링'이라고 합니다.

탈동조화, 이른바 디커플링은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산업과 경제 전반에 걸쳐 특정 국가가 의도적으로 추진하기도 합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어제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미국은 중국과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다시 관심을 모았는데요.

미국은 그동안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핵심 공급망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중국을 배제하는 디커플링 전략을 추구해 왔습니다.

미국의 대 중국 디커플링 전략은 트럼프 전 행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18년,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제조업 분야를 키워 기술 자급자족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른바 '중국제조 2025'입니다.

중국의 부상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제품을 판매 금지하는 등 대응에 나섭니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나라와 일본, 타이완까지 묶어 '칩4' 동맹을 결성하고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이 본격 시행에 들어간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중국의 첨단산업 부상을 막으려는 디커플링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미국의 동맹국인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연합 일부 나라들은 이런 미국의 전략에 전적으로 동조하지는 않습니다.

당장 자신에게 큰 이득이 없는데, 굳이 중국을 적으로 돌려세워 경제적 출혈을 감수하지 않고 싶다는 것이죠.

지난 3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던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디커플링에 대한 거부감을 명확히 표현했습니다.

대신 여기서 등장한 말이 '디리스킹' 입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디리스킹' 특정 국가, 즉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으로 인해 발생할 위험을 줄이자 이런 뜻인데요.

중국 견제는 하겠지만, 미국과 같이 공격적으로 하진 않겠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유럽 등 동맹국들이 대중국 전선에 흔쾌히 동참하지 않자 미국도 어느 정도 방향 수정이 불가피하겠죠.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디커플링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재앙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입니다.

중국은 디리스킹이나 디커플링 둘 다 불만입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최근 "기만적인 행위"라며 디커플링이라는 단어를 디리스킹으로 바꾸는 것은 "오래된 와인을 새 병에 담는 것"일 뿐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월 APEC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날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두 강대국 간 갈등이 어떤 국면으로 전개될지 관심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오승목 기자 (osm@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