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제철' 맞아 부활한 버스킹…상생은 '과제'
부산시도 '갈맷길 버스킹존' 추진…버스킹 공연장 확대
인근 주민·상인 "일부 무분별한 공연 소음 불편 여전해"
버스킹 업계 "협의회, 간담회 등 직접 소통으로 상생해야"
코로나19 엔데믹과 여름 휴가철을 맞아 부산지역 곳곳에서 활발한 버스킹(길거리 공연)이 열리고 있다. 대표적인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지자체도 버스킹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소음 문제로 인한 갈등과 규제 등 논란이 여전해 '상생'을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름되자 뜨거워진 버스킹 열기 …부산시도 활성화 의지
길거리 공연을 뜻하는 '버스킹'은 2010년대 초반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져 10여 년 만에 대표적인 공연문화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 펜데믹의 직격타를 맞아 수년 동안 공연 자체를 열지 못하면서 극심한 침체를 겪다가 최근 방역 수칙 완화와 엔데믹 이후 다시 확산하고 있다. '버스킹 제철'로 꼽히는 여름이 되며 부산지역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하자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부산시 역시 이런 움직임에 맞춰 버스킹 공연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해수욕장 등 전통적인 명소 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 공연장을 설치하는 '갈맷길 버스킹' 사업을 적극 추진해 버스킹을 부산의 대표 문화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무분별한 공연은 오히려 소음"…시민·버스커는 동상이몽
부산시 등에 따르면 현재 시범 운영 중인 갈맷길 버스킹 공연장은 모두 6곳인데, 이 가운데 3곳에서 최근 소음과 관련한 주민 민원이 접수됐다. 특히 한 공연장에서는 주민과 버스커 사이에 갈등까지 빚어지면서 엠프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 역시 버스킹이 확산하던 시절부터 소음 관련 민원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최근에도 버스킹 공연이 너무 많고, 소음도 심하다는 불만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산책로를 몇 걸음 뗄 때마다 끊임없이 노래가 바뀐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선희(20대·여)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용기를 냈다는 점은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버스킹 공연이 너무 많아서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조용히 바닷가를 즐기러 나왔다가 너무 소란스러워서 그냥 빨리 지나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광안리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태섭 부산시관광협회장은 "버스킹이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맞지만, 일부 불편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다른 공연을 해 음악이 겹치고 과하게 시끄러울 때도 있다. 규정을 어기고 무분별하게 여는 공연은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와 지자체는 정해진 규제 안에서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가 운영하는 갈맷길 버스킹존에 cctv와 소음 측정기를 설치해 소음 규정 철저히 지키도록 적극 유도하겠다"며 "앞으로 추가 설치할 버스킹존도 주변 환경을 꼼꼼히 살펴 소음 피해가 없는 곳으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규제 필요하지만 자유로운 매력 반감…직접 소통 필요해"
10년 넘게 버스커로 활동한 한국문화콘텐츠협회 손현민 이사는 "자신이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장소에서 공연을 하는 게 버스킹의 가장 큰 장점인데, 아무래도 이를 규제하면 매력이 반감되는 건 사실"이라며 "외국에서는 팁 박스(모금함)이 자유로운 반면 국내에서는 금지한 곳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버스킹 공연계는 소음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버스킹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소통이 필수적이라며 시민이 포함된 버스킹 관련 협의체를 조직하거나 주기적으로 간담회를 열어 불편사항 등에 대해 직접 소통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손 이사는 "수 년 전 지금의 규제가 만들어질 때도 지자체와 버스커들이 많은 소통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생하는 구조가 될 수 있었다"며 "소통의 장이 마련된다면 시민, 상인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갈등의 소지를 함께 줄여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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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정혜린 기자 rinpor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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