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행동 논란의 포스터 보니
윤석열 정부 퇴진을 주장하는 이른바 ‘촛불집회’ 주도 단체가 1만 회원 달성을 기념한 포스터에 북한 인민군 복장한 인물 사진을 사용했다는 네티즌의 의혹 제기가 있었다. 이에 단체 측은 ‘대한광복군’ 복장 일러스트를 올려 해명을 대신했다.
9일 촛불행동 공식 페이스북에는 ‘1만 회원 달성 기념’ 포스터가 올라왔다. 이 포스터에는 ‘촛불행동과 함께 윤석열 퇴진의 새 역사를 창조할 당신을 기다립니다. 촛불행동 1만 회원 달성, 함께해요’라는 참여 홍보 문구와 함께 한 남성의 사진이 삽입됐다.
이 사진 속 남성은 격앙된 표정으로 하늘을 향해 오른팔을 치켜드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마이크를 착용한 것으로 보아 공연 장면이 찍힌 사진으로 보인다. 그런데 남성이 착용하고 있는 복장에 대해 ‘북한 인민군 복장 아니냐’는 의혹이 온라인에서 제기됐다.
이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댓글로 “(당신들은) 인민군인가? (사진은) 북한군이 입던 군복인데?” “왜 북한군복을 입은 사진을 이런 데에 이용하는 건가” “예상대로 촛불행동이 김정은 독재 체제를 추앙하고 친북 본색을 드러내는 건가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복장을 인민군 군복으로 볼 수 있을까. 실제 사진 속 남성이 입은 옷은 민무늬 국방색 전투복으로 디자인과 색상이 최근 포착된 북한 인민군 군복과 비슷했다. 북한 인민군은 과거 민무늬에 ‘황토색’에 가까운 전투복을 착용했는데, 6.25전쟁 이후 1960~70년대에 민무늬 ‘국방색’ 전투복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 등에서 포착된 북한 인민군 군복은 민무늬의 국방색을 띠고 있는데, 영화, 드라마 등에서도 북한군 군복은 주로 국방색 민무늬 형태로 표현된다.
이는 우리 군이 위장을 위해 전투복에 이른바 ‘개구리 무늬’ ‘디지털 무늬’ 등을 넣는 것과 차이가 있다. 전투복 정체성과 피아 식별을 위해 각 군은 전투복과 피아식별띠 등으로 차이를 둔다는 게 군 전문가의 설명이다. 우리 군도 1980년대까지는 민무늬 국방색 군복을 입었지만, 세부적인 디자인 측면에선 북한 인민군 군복과 차이가 있다. 우리 군은 1990년 ‘개구리 무늬’로 불리는 얼룩무늬 군복을 도입했고, 이후 디자인과 소재 등이 조금씩 개선돼왔다.
네티즌의 문제 제기에 이 단체 측은 10일 오후 12시 47분경 페이스북에 댓글로 별다른 해명 없이 ‘대한독립군’ 군복을 그린 일러스트를 올렸다. 이 일러스트에는 대한독립군 장교와 사병이 민무늬 국방색 군복을 입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포스터의 사진이 ‘북한 인민군’이 아닌 ‘대한독립군’이라는 취지로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 일러스트를 그린 작가는 조선닷컴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해당 일러스트가 (촛불행동 페이스북에) 올라가 있었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현재 해당 글에 ‘북한 인민군 복장’이라고 문제제기한 댓글도 모두 삭제된 상태다.
조선닷컴은 해당 사진을 사용한 취지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촛불행동 측에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반론보도] “北인민군이 주먹 불끈? ‘尹 퇴진 촛불‘ 포스터 보니” 관련
본 신문은 지난 7월11일자에 “北인민군이 주먹 불끈? ‘尹 퇴진 촛불‘ 포스터 보니”라는 제목으로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를 주관하는 촛불행동이 1만 회원 달성을 기념한 포스터에 북한 인민군 복장의 인물 사진을 사용했다”는 네티즌의 의혹을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촛불행동은 “지난 7월1일 진행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46차 촛불대행진 -7월 촛불문화제‘에서 극단 ‘경험과 상상’이 올린 노래극 ‘갈 수 없는 고향’의 한 장면으로, 일제 강점기 배경의 작품 속 독립군이 군중들과 함께 ‘독립군가’를 부르는 모습을 포스터로 제작한 것이었고, 군복은 2019년쯤 작품 제작 당시 인터넷에 올라온 독립군과 광복군 사진을 참고해 만든 의상이며, 또한 해당 포스터는 1만 회원 달성을 기념한 것이 아니라 1만 회원 달성을 위해 회원가입을 독려하는 게시물이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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