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난타전…여 "국격 추락·무례" 야 "정부여당 무대책"

문창석 기자 강수련 기자 노선웅 기자 2023. 7. 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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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민주, IAEA에 국격 추락시킨 무례한 행동"
이재명 "북핵 중요하니 오염수 방치하란 IAEA 말 틀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7.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강수련 노선웅 기자 =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추진을 두고 여야가 10일 난타전을 벌였다. 여당은 오염수 방류는 문제가 없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인정했는데도 야당이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오히려 보고서가 방류하면 안 된다는 확신을 심어줬다며 맞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방한과 관련해 "방한 과정에서 보여줬던 더불어민주당의 정중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행동들에 대해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국격을 추락시키는 무례한 행동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7일 방한 당시 시위대가 공항 입국 통로를 막아선 시위를 벌여 약 2시간 공항 내부에 머물다가 화물용 통로로 빠져나왔다. 시위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는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일 정부 관계자와 9일 민주당 측을 만날 때도 시위대를 피해 다른 통로로 돌아갔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를 지적했다. 그는 "입국을 제지하려고 호통치고 욕설하는 시위대나 면담을 요청해 놓고 면전에서 억지 부리는 민주당이나 초록동색"이라며 "운동권 시절 습성을 버리지 못한 채 수준 이하의 정치 공세를 하는 모습에 국제사회에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그로시 사무총장과 민주당의 만남에 대해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과학적 설명 요청은 도외시하고 정치적 색안경을 낀 일방 주장만 이어가며 국제사회 앞에서 대한민국 정치 수준을 깎아내렸다"며 "그로시 사무총장은 야당과의 만남이 정중하고 합리적인 토론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무리한 억지 주장을 이어가자 한숨을 내뱉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로시 사무총장의) 깊은 한숨 소리가 대한민국 국격에 금이 가는 소리로 들렸다"며 "민주당은 무턱대고 반대하는 무지한 태도를 버리고 IAEA 권위와 국제적 위상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민주당을 향해 "과학적 논쟁은 뒤로 한 채 '안전하면 네가 마시라'는 감정적 선동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대식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반이성적, 비과학적 이중적 태도는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7.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야당은 지난 9일 면담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이 '국제사회가 우려해야 하는 건 후쿠시마가 아닌 북핵'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우원식 의원의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북핵 문제도 중요하고 핵 오염수 방류도 중요하다"며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 그것도 같이 해결돼야 할 과제이지, 그 문제가 중요하니까 핵 오염수 방류 문제를 그냥 방치하라는 태도는 결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국민 인식 수준을 폄하한 대단히 부적절한 말"이라며 "과학적 진정성은 없고 정치적 오만이 가득한 그야말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그로시 사무총장은 후환이 두려웠던지 (방류가 괜찮다는 내용의 IAEA) 보고서에 '책임지지 않겠다'는 단서조항을 붙여놨다"며 "보고서는 해양투기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하기는커녕 방류하면 안 되겠다는 확신만 심어줬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에 대해서도 대책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일본 국민들도 (방류에) 반대하는데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뭐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국민의 안전을 포기한 정권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당내 콘트롤타워를 만들어 종합 대책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이 대표는 우 의원에게 단식을 풀고 콘트롤타워 지휘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IAEA에서 보고서를 발표했기 때문에 국면이 달라졌다"며 "좀 더 장기적으로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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