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전방 부대, 극단 선택을 낙상사고로 덮었다”
강원도 전방의 한 군부대에서 극단적 선택 시도를 낙상사고로 덮으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부대 측은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임의로 판단한 내용이 제보되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10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측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7시쯤 강원도 전방의 한 부대에서 인원 한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보자 A씨는 “추락한 건 중대에서도 예의주시하던 인원이었다”며 “대략 3~4m 높이에서 추락해 큰 부상을 입고 후송됐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사고 당일 저녁부터 전우조 활동이 강조됐고, 이를 어길시 징계한다는 내용이 부대 내에 전파됐다. 전우조란 훈련병이나 자대에 막 전입한 신병들이 2~4명씩 한 조가 되어 같이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장실에 가거나 물을 마실 때도 전우조가 함께해야 한다. 탈영이나 극단 선택 등 사고를 방지하는 게 목적이다.
A씨는 “사고 다음 날 추락 장소에는 극단 선택 예방 포스터가 부착됐다”고 했다. 그런데 여단장이 방문한 지난 5일 대대 전체 인원이 집합한 강당에서 대대장은 “극단 선택 시도가 아닌 낙상사고”라고 발표했다고 한다. A씨는 “다시 추락 장소에 가보니 극단 선택 예방 포스터가 전부 수거됐다”고 했다.
그는 “추락 장소는 울타리가 어깨높이 이상으로 올라오는 곳이기 때문에 작정하고 넘어가는 게 아니면 사실상 사람이 떨어질 수 없는 구조”라며 “이러한 상황을 미루어볼 때 대대원들은 극단적 시도를 낙상사고로 덮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해당 부대 측은 “군 수사기관이 정확한 사고 경위에 대해 면밀히 수사 중”이라며 “부대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부대원들이 사고 원인을 잘못 예단하지 않도록 확인된 사실 위주로 교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인원은 현재 민간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부대 관계자는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면서도 “개인 신상과 관련한 사항을 본인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수사 결과도 정확히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임의로 판단한 내용으로 제보한 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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