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펫캉스 떠나볼까

2023. 7. 1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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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와 바다로~ 반려견 해수욕장

유래 없는 더위가 예고된 여름을 앞두고 전국 해수욕장이 오픈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반려인의 귀를 번쩍 뜨이게 한 뉴스가 있으니, 거제도에서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 해수욕장을 개장한다는 소식이다.
사진 언스플래시
반려견을 동반한 해변 피서는 쉽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 봐 조심스럽기도 하고, 대놓고 불쾌함을 표현하는 이들을 떠올리면 차라리 안 가는 게 속 편하다. 내가 사는 제주도 역시 사면이 바다지만 반려견과 마음 편히 물놀이를 즐길 만한 해변은 거의 없다. 어쩌다 호젓한 장소를 발견해도 누군가 나타날까 두리번거리며 눈치를 본다. 그러다 보니 주변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숨은 물놀이 스폿을 공유하는 게 일이다. “여기 가 보세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간만에 실컷 놀다 왔네요” 하는 식. 그런데 이제 반려견과 당당히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일, 거제시가 명사해수욕장 일원에 ‘거제 댕수욕장’을 오픈했다. 반려동물 해수욕장의 시초는 2019년 강원도 양양해변에 오픈한 ‘멍비취’지만 이곳은 사설로 운영하는 곳이며, 공설해수욕장에 반려동물 해수욕장을 오픈한 것은 거제 댕수욕장이 전국 최초다.
명사해수욕장 전체는 아니고 중앙 화장실을 기준으로 왼편의 4,200㎡ 규모 백사장을 반려동물 전용 구역으로 운영한다. ‘전용’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반려동물을 위한 각별한 배려들도 눈에 띤다. 반려동물 전용 샤워장에는 선풍기와 드라이룸을 비치해 바닷물에 젖은 댕댕이들을 씻고 말리는 과정까지 한번에 끝낼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반려견의 배변을 담은 봉투를 간식 교환소에 가져가면 반려동물 간식과 맞바꾸어 준다.
사진 언스플래시
이런 아이디어가 빛나는 이유는 당장은 휴양지 펫티켓 준수를 유도할 목적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비반려인들과 어울릴 수 있는 문턱을 낮추는 긍정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어떻게 해도 개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안전사고로부터 자유롭고 배변 처리 같은 위생 문제로 눈살 찌푸릴 일이 없다면 해변 한 편을 반려동물에게 내어 주는 일에는 너그러움을 발휘하지 않을까.
물론 반려인들이 엄수할 규칙도 있다. 입수객은 의무적으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하고, 물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반려견에는 리드줄을 착용해야 한다. 깔끔한 배변 처리도 기본이다. 다만 아쉽게도 동물보호법상 맹견으로 분류된 5종(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스태퍼드셔테리어, 스태퍼드셔불테리어, 로트와일러)은 입장이 불가하다. 일반견 중에도 공격성이 강한 경우에는 입마개 착용이나 일정 시간 퇴장 명령을 받을 수 있다. 거제 댕수욕장은 8월20일까지 운영한다.
강릉 안목, 남항진해수욕장도 반려견 동반 가능
거제뿐 아니다. 전국 해수욕장도 댕캉스 시류에 올라탔다. 강릉시는 7월부터 안목해수욕장과 남항진해수욕장을 반려견 동반 가능한 해수욕장으로 운영한다. 안목은 사전 예약을 통해 반려견 전용 간이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고, 남항진은 사전 예약 없이 바다 물놀이가 가능하다.
보령시는 지난 6월 대천해수욕장에서 개최한 ‘보령머드 댕댕댕 힐링캠프’에 이어 7월에 열릴 보령머드축제에 반려견 구역을 최초로 개장해 운영할 계획이다. 태안군 역시 천리포해수욕장을 반려견 동반으로 운영할 목표를 추진 중이며, 포항과 울진에서도 펫팸족을 위한 반려견 동반 해수욕장 조성에 관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댕캉스 전국시대’가 열리는 분위기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에 적극적인 지자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반려견과 함께 국내 여행에서 숙박을 한 사례는 53%였고, 향후 반려견을 동반하고 여행하겠다고 밝힌 반려인은 74.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 때문이다. 펫티켓을 준수하고 의무를 다하는 반려인들의 책임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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