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양호… “금리·제도 변화 효과”

K-ICS비율 219%, 전년 말 대비 13.1%P 올라
KDB생명·푸본현대생명·IBK연금보험, 재무개선계획 내야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 말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19개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이 219%로, 지난해 12월 말 지급여력비율 대비 13.1%포인트 높아졌다고 10일 밝혔다.

지급여력제도에 따라 보험사는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해도 고객에게 보험금을 충실히 지급할 수 있도록 추가 자본(가용자본)을 보유해야 하다. 보험사의 가용자본 대비 요구자본을 백분율로 나타내 보험금 지급 여력을 수치화한 게 지급여력비율인데 올해 새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서 지급여력비율이 RBC에서 K-ICS로 바뀌었다. 보험업법상 100%를 넘어야 하는데, 업계에서는 손해보험사의 경우 150%, 생명보험사의 경우 200%를 안정권으로 본다.

보험사의 재정건전성 판단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오른 것은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 이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순자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새 제도가 도입되면서 그동안 가용 자본에 포함되지 않았던 보험계약 미실현 미래이익(CSM)이 가용자본으로 인정된 데 따른 효과도 있다.

특히 금융 당국이 올해 새 제도 도입에 따른 보험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본 증감 변화를 순차적으로 반영하는 ‘경과조치’를 도입했고, 올해 초 금감원에 경과조치를 신청한 19개 보험사들은 시간을 벌게 됐다. 원칙대로라면 킥스 비율이 100% 미만이면 금융 당국으로부터 적기 시정 조치를 받는데, 경과 조치를 신청한 보험사들은 올해 3월 말 기존 RBC 비율이 100% 이상이면 최대 5년간 시정 조치를 유예받을 수 있다.

업권별로 보면 경과조치 후 생보사의 K-ICS비율은 219.5%로 전년 말 RBC비율 대비 13.1%포인트 올랐고, 손보사는 218.3%로 전년 말 대비 13.2%포인트 올랐다.

경과조치 적용 전 19개 보험사의 K-ICS비율은 198.1%로, 작년 말 RBC비율 대비 7.8%포인트 하락했다. 생보사는 192.7%로, 전년 말 RBC비율 대비 13.8%포인트 떨어졌고, 손보사는 206.2%로, 전년 말 RBC비율 대비 1%포인트 올랐다.

KDB생명, 푸본현대생명, IBK연금보험 등 3곳의 경우 경과 조치 적용 전 K-ICS비율이 100% 미만으로, 권고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들이 앞서 경과 조치를 신청했기 때문에 적기 시정 조치를 받지는 않으나, 내달 말까지 재무 건전성 개선 계획을 금감원에 제출하고, 적정성 검토를 거쳐 매년 이행 실적을 관리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회사의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은 219.0%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최근 경제상황, 금리변동성 확대 등 잠재위험에 대비해 선제적인 자본 확충 유도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택적 경과 조치를 적용한 회사에 대해서도 철저히 관리, 감독하고, 각 회사가 제출하는 검증보고서를 통해 적정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