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는 앞장, 재정준칙은 뒷짐… 윤영석 기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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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한 포럼에서 올해 6월까지 재정준칙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던 윤영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국민의힘)의 발언이 결국 공수표가 됐다.
앞서 국회 기재위는 윤 위원장 주도로 재정준칙 선진국으로 꼽히는 유럽을 방문했는데, 공교롭게도 재정 건전성 악화로 재정준칙 적용을 유예한 스페인을 방문해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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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1년내 처리”대선공약
여소야대 탓하며 무기력
21대 임기내 통과 불투명
재정방만 스페인 방문 뒷말
與내부“법제화 의지 의문”
지난 4월 한 포럼에서 올해 6월까지 재정준칙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던 윤영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국민의힘)의 발언이 결국 공수표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1년 내 공약이었음에도 여소야대라는 이유로 상임위원회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21대 국회 임기 내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앞서 국회 기재위는 윤 위원장 주도로 재정준칙 선진국으로 꼽히는 유럽을 방문했는데, 공교롭게도 재정 건전성 악화로 재정준칙 적용을 유예한 스페인을 방문해 빈축을 샀다. 여당 내에선 “여당이 상임위원장임에도 재정준칙 법제화 과정이 너무 무기력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대통령 공약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국가채무와 재정 적자를 적정 수준으로 억제하는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관련 개정안이 기재위 소위에 계류 중이다. 나랏빚이 10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재정 건전성 ‘위험 신호’가 켜진 가운데,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면서 다시 한 번 재정준칙 도입 법안 통과를 재촉했다. 실제로 최근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재정 건전성 전망이 유럽 주요 국가 중 경제 근본이 취약한 곳으로 분류되는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보다 나쁘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련 개정안 통과에 박차를 가해야 할 기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렇다 할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 등의 논리를 앞세워 재정준칙 도입을 반대하고 있어 진척이 없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지난 4월 윤 위원장 주도로 진행한 안일한 유럽 출장이 외유성 출장이란 오명을 남기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회 복수의 관계자는 “4월 유럽 출장은 윤 위원장이 방문지 등을 정해 여야 간사들에게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 등 국회 기재위원 5명은 지난 4월 18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프랑스, 독일로 8박 10일 출장을 다녀왔다. 특히 이들은 국가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재정준칙은 법제화하지 않다가, 내년 총선을 대비해 사회간접자본(SOC) 공사를 쉽게 하도록 하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기준 완화 법안만 소위에서 처리한 뒤 유럽 출장길에 올라 외유 비판이 나왔다. 이들이 방문한 스페인은 재정준칙 적용을 유예한 상태였고, 오히려 한국의 재정 상황을 부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스페인 하원 재정·공공기능위원장은 윤 위원장 등에게 “스페인은 재정준칙을 유예한 상태라 정부가 원하는 대로 돈을 썼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도 114% 수준으로 한국과 비교도 되지 않는다. 스페인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위해 세수를 1조1000억 달러 더 늘렸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 등은 재정 건전성이 무너진 국가에서 재정준칙 해답을 찾으러 간 셈이다.
이해완·나윤석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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