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이나 집속탄 지원에 워싱턴 분열…“끔찍한 실수” “어려운 결정”

박영준 2023. 7. 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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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체인저냐 전쟁범죄 무기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비인도적 살상무기인 집속탄을 지원을 하기로 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물론이고 워싱턴이 분열하고 있다. 집속탄 지원 방침을 반대하는 목소리와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 충돌하고, 민주당 내부에서 비판 목소리가, 공화당에서는 지지 입장이 나왔다. 
백악관서 기자회견 하는 커비 美 NSC 조정관. UPI연합뉴스
민주당 소속 바버라 리 하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 “집속탄은 절대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선을 넘는 것”이라면서 “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전쟁, 푸틴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적인 전쟁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하원 국방위 세출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소속 베티 매컬럼 하원의원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이전하기로 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은 불필요하고 끔찍한 실수”라면서 “집속탄은 사용 후 비참함과 죽음, 그리고 값비싼 청소 비용만을 남긴다”고 비판했다. 이어 “집속탄은 우크라이나에 버려질 것이 아니라 우리 비축량에서 제거되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민주당 크리시 훌라한 연방 하원의원은 “러시아가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전술을 사용해 도덕적 우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의를 제기한다”면서 “우리 모두는 이 전쟁이 끝날 것이며 우크라이나의 부서진 조각들을 재건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역사는 누가 전쟁에서 이기는지뿐만 아니라 어떻게 전쟁에서 이기는지도 기억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이날도 집속탄 지원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ABC뉴스에 출연 우크라이나에 부족한 155㎜ 포탄 생산량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생산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공백을 채우기 위해 집속탄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집속탄 사용에 대한 우려에 “민간인 피해 우려를 매우 유념하고 있다”면서도 “집속탄은 전장에서 유용한 역량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집속탄 지원 결정과 관련 “대통령은 분쟁의 상황에 근거해 특정한 능력에 대해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충돌은 역동적이고, 현장의 상황이 변하고 있다.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의 측면에서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변화함에 따라, 우리가 제공하는 것에 대한 우리의 결정도 변화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전쟁 초기에서부터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속탄 지원 방침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쿤스 하원의원은 CBS 인터뷰에서 “(집속탄 지원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대통령은 정말 모든 측의 의견을 경청했다”고 지원 방침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은 포탄이 다 떨어지면 이 반격에서 패배할 위험에 처해있다”고도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CNN 인터뷰에서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전부터 집속탄 지원을 주장해온 매콜 위원장은 “러시아는 지금 아무 제지 없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사용하게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속탄은 작은 자탄 수백개를 흩뿌려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비인도적인 무기로 분류된다. 국제사회는 2008년 집속탄의 제조·사용·비축·이전을 금지한 ‘유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을 체결, 111개 당사국과 12개 서명국이 가입했다. 미국과 한국은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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