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韓 윤활유 점유율 급상승...업계, 軍 유입 의혹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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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차량 윤활유 시장에서 서방 기업의 철수 이후 한국 기업의 점유율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제품이 러시아군에서 쓰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한국산 차량 윤활유의 러시아 수출이 급증했다며 해당 제품이 우크라이나를 침공중인 러시아군에서 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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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품이 우크라 침공하는 러시아군에서 쓰일 수 있다고 주장
韓 기업들 반박 "군에서 쓰기 비싸고 규격도 맞지 않아, 재판매도 금지"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차량 윤활유 시장에서 서방 기업의 철수 이후 한국 기업의 점유율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제품이 러시아군에서 쓰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 기업들은 규정이나 가격을 감안하면 비싼 외국 제품을 군대에서 쓸 일이 없다며 관련 의혹이 억측이라고 부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한국산 차량 윤활유의 러시아 수출이 급증했다며 해당 제품이 우크라이나를 침공중인 러시아군에서 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차량 윤활유는 일반 군용 차량뿐만 아니라 전차 등 각종 장갑차량에도 쓰인다.
매체는 한국 정부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러시아로 가는 한국산 차량 윤활유 수출액이 2021년보다 116.7% 증가한 2억2900만달러(약 2977억원)였다고 보도했다. FT는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를 침공한 이후 토탈, 셸, BP같은 서방 석유화학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한국 제품 판매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 수입 자료를 언급하며 SK엔무브와 GS그룹·미국 에너지 기업 셰브런 합작사인 GS칼텍스가 주요 수혜기업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두 기업이 러시아에 수출한 엔진 오일 규모가 우크라 침공 이전인 2022년 1월에 280만달러(약 36억원)였으나 이후 계속 늘어 올해 3월에는 2800만달러(약 364억원)였다고 주장했다. FT는 그 결과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차량 윤활유 가운데 SK엔무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했고 GS칼텍스의 점유율 또한 5%를 넘겼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패트릭 도나호 전 미8군 작전부사령관은 "모든 유류 제품은 민간과 군이 이중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누구든 러시아에 유류 제품을 판다면 우크라 침공을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민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 팀장은 “국제 대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을 떠나면서 한국 기업들이 틈새 시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동시에 "현실적으로 러시아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이 제품의 최종 사용자가 누구인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익명의 한국 자동차 부품상은 FT에 "윤활유 수출업자가 최종 사용자를 안다는 것은 라면 수출업자가 누가 그 라면을 먹을지 아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언급된 한국 기업들은 FT의 의혹에 즉각 반박했다.
SK엔무브는 “현지 윤활유 시장 러시아 정유사들이 만드는 저가 제품이 장악하고 있으며 우리가 수출하는 제품은 비교적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 고급차 운전자들이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군용제품을 조달할 때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수입품이 아닌 자국산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도 "제품의 재판매 금지가 계약에 명시돼 있다"며 현지 유통사들이 제품을 군용으로 넘길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사들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로 인해 우리 제품을 군이나 군 관련 기업에 팔 수 없으며 해당 사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러시아군에 납품하는 오일 규격이 따로 있다며 러시아 제품만 납품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애초에 한국 제품을 러시아군에 납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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