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쟁',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서바이벌의 묘미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결혼 정보회사 듀오가 공개한 '2022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비용은 약 2억 9천만 원(2억 8739만 원)으로 집계됐다. 3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은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쉽게 모으기 힘든 금액이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 경제적 이유를 꼽을 정도로 결혼에 있어서 돈은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이런 통계는 '결혼은 현실'이라는 명제가 새삼 와닿게 만든다.
tvN 새 예능 프로그램 '2억 9천:결혼전쟁'(이하 '결혼전쟁')은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들에게 역으로 되묻는 프로그램이다. 2억 9천만 원이라는 고민거리가 해결됐을 때 과연 결혼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만난지 3개월이 된 모델 커플부터 결혼을 한번 경험했던 돌싱 커플까지, 다양한 형태의 커플들이 모여 이에 대한 답을 내놓기 위해 경쟁한다.
10쌍의 참가자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들이다. '결혼전쟁'의 차이점을 만드는 건 10쌍의 커플들보다는 제작진이다. 연출을 맡은 이원웅 PD는 '강철부대'를 통해 밀리터리 서바이벌 예능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냈고 강숙경 작가는 넷플릭스 '피지컬: 100'을 전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피지컬에 특화된 제작진이 연출해서인지 '결혼전쟁'의 초반부는 출연진들의 피지컬을 검증하고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갯벌에서 레이스를 펼친다거나 참호 격투를 펼치는 식으로 말이다. 얼핏봐서는 '결혼전쟁'인지, '피지컬:100'인지 모를 정도다. 물론, 피지컬이 아닌 영역도 검증에 나선다. 탈락 후보가 된 커플들은 거짓말탐지기를 차고 다소 민감한 질문에 대답하며 현재 서로를 향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페어를 이뤄 참여하고 그 조합이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이기 때문에 '결혼전쟁'의 경연 과정은 보통의 서바이벌과는 조금 다르다. 1등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것은 동일하지만 1등을 위해 앞만 보고 질주하지는 않는다. 고개를 옆으로 돌려 함께 하는 배우자와 함께 발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주기도 한다.
결국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건 두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를 향한 굳건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전달될 때도 있다. 결혼 후 지금의 외모를 유지하지 못하면 사랑이 식을 것 같다는 김지혁의 말은 다른 커플들에게는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배우자인 김지언은 "나도 오빠가 관리를 안하면 싫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하며 개의치 않아 했다. 결혼 후에도 꾸준히 관리를 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격투기 선수 홍준영의 직업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박나영의 모습은 시청자들과 참가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다만, 방송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도입된 자극적인 요소들이 단순히 자극적 요소에 그치는 부분은 아쉬움을 남긴다. 첫 번째 데스매치로 진행된 '사랑의 거짓말 탐지기'는 민감한 주제의 질문을 통해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탐지기의 진위 여부는 최종 탈락자 선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단순히 투표로 생존자를 선정했기 대문에 전략적 판단을 우선시한 참가자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한 두 번째 대결에서는 4커플씩 두 조로 나뉜 참가자들이 남성-여성 순으로 대결을 펼치고 남성이 승리한 커플은 여성의 참여 없이 생존한다는 규칙이 등장했다. 아내를 고생시키지 않으려는 남성 출연자들의 치열한 경쟁을 기대하며 설계한 룰이었지만, 세밀하지 못한 규칙탓에 쉽게 승부가 나지 못했고 결국 제작진은 룰을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자극적 요소들이 곳곳에 도입돼 순간순간의 흥미를 유발하긴 하지만,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진행과 연결되지 않는 탓에 큰 틀에서는 다소 늘어진 전개를 보여준다. 또한, 출연자들의 피지컬에 집중하고 자극적 요소들이 등장하며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결혼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역효과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직까지 '결혼전쟁'은 커플과 커플의 대결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그러나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다른 커플들과의 비교가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 굳건한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다. 2화 이후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커플 내부 사이의 갈등이 보여지기도 했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만 있다면, 2억 9천이라는 상금보다 더 값진 보상을 얻게 될 수도 있다.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최종 상금을 차지할 커플은 누가 될지 앞으로의 전개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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