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진 완화” vs “고금리 리스크 남아”… 불붙은 경기저점 논쟁

조해동 기자 2023. 7. 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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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의 저점(低點)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가 경기 저점이라면 앞으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은 것이고, 올해 하반기에도 경기가 계속 내려간다면 경기 저점은 아직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경기 저점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진다면 정부가 기대하는 올해 한국경제의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에 성장률이 낮고, 하반기에 성장률이 높음)' 현상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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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반도체 수출 등 증가
저점 지나고 있는 중 ”평가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중론’
실물 경기부진 등 이유 꼽아

국내 경기의 저점(低點)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가 경기 저점이라면 앞으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은 것이고, 올해 하반기에도 경기가 계속 내려간다면 경기 저점은 아직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경기 저점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진다면 정부가 기대하는 올해 한국경제의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에 성장률이 낮고, 하반기에 성장률이 높음)’ 현상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에는 경기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KDI가 밝힌 경기 저점론의 주요 근거는 △제조업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과 수출의 감소 폭이 축소되는 등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 △반도체가 올해 3월 이후 생산 감소 폭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수출 물량도 증가로 전환했다는 점 △자동차의 높은 생산 증가세가 이어지고 화학제품과 전자 부품의 부진도 완화됐다는 점 △서비스업도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용 여건이 양호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다만, KDI는 “주요국의 통화 긴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될 가능성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 등에서는 경기 저점 통과론을 얘기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열린 ‘제39회 산업발전포럼’에서 하반기 주요 대외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고금리에 따른 실물 경기 부진 △환율 변동성 리스크 확대 △에너지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지연 △미국의 중국 고립 정책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단절 △중국의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 진입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주 실장은 “올해 하반기 국내 경기 하강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도 지난해 하반기에 대한 기저 효과로 올해 하반기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나 중국 시장 침체, 반도체 시장 회복 지연 등으로 높은 수준의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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