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타고 무작위로 탕탕… 뉴욕 총기 난사범, 체포 뒤 지은 표정
미국 뉴욕에서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가해자는 대낮 도심 한복판에서 스쿠터(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총격을 가했고, 이에 따라 1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뉴욕 브루클린과 퀸스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피의자는 브루클린 출신 히스패닉계 남성 토마스 아브레우(25)로, 30분간 번호판 없는 스쿠터를 타고 뉴욕 도심 곳곳을 누비며 행인들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첫 총격은 11시 10분 브루클린에서 일어났다. 당시 거리를 걷던 21세 남성이 어깨에 총을 맞았다. 17분 후 아브레우는 퀸스에서 86세 노인에게 총을 쐈다. 이후에도 아브레우는 돌아다니며 방아쇠를 여러 차례 당겼지만, 모두 빗나갔다. 세번째 피해자는 이로부터 8분 뒤 발생했다. 44세 남성으로, 얼굴에 총상을 입었다. 마지막으로 퀸스 자메이카 에비뉴에서 63세 남성이 어깨에 총을 맞았다.
아브레우는 범행 시작 2시간여만인 오후 1시 10분쯤 체포됐다. 체포 당시 스쿠터 수납공간에는 9㎜권총과 확장형 탄창 등이 발견됐다.
피해자들은 총상을 입은 직후 모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총격 피해자는 모두 남성으로, 나이와 인종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86세 노인은 결국 숨졌다. 나머지 남성 3명은 치료받고 있다. 뉴욕경찰(NYPD) 형사국 조셉 케니 부국장은 “(총격)영상을 보면 (피의자가) 특정인을 겨냥하거나 누군가를 뒤쫓아가지도 않았다. 스쿠터를 운전하며 무작위로 사람들을 쏜 것”이라고 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총기 난사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들이 퍼졌는데, 여기에는 아브레우가 스쿠터를 탄 채 피해자들에게 다가가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목격자들은 “총격범이 도로를 지나다니며 무작위로 총을 쏴 공포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브레우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뉴욕포스트가 인용한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아브레우는 “러시아인과 중국인이 나를 쫓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이 진술과 총기 난사 사이 연관성에 관해 물었을 때는 입을 꾹 다문 채 변호사를 요청했다고 한다.
아브레우는 현재 살인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그는 기소 뒤 한 차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이를 보면 옅은 미소를 짓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아브레우는 (취재진)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미소만을 지어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뉴욕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한 남성이 브루클린 지하철에서 총격을 가해 10명이 다쳤다. 당시 경찰은 하루 뒤 맨해튼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2006년에는 34세 벽돌공 매튜 콜레타가 6시간 동안 운전하며 빨간색 차만 골라 총을 쐈다. 이로 인해 딸을 대학에 데려다주고 귀가하던 50대 남성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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