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대전때 빌린 책…120년만에 美도서관 돌아왔다

이윤재 기자(yjlee@mk.co.kr) 2023. 7. 1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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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 논문
1904년~1905년경 대출 추정
날짜 기준 연체료는 274만원
현재 연체료 상한은 2달러
약 120년만에 반환된 책으로 안쪽에 1882년 3월 구입했다는 도장이 찍혀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미국의 한 공립도서관에서 1차 세계대전 당시인 1900년대 무렵 대출된 책이 약 120년만에 반환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뉴베드퍼드 공립도서관은 지난 5월30일 웨스트버지니아대 도서관에서 희귀 도서를 관리하는 담당자로부터 “최근 뉴페드퍼드 도서관의 장서를 포함한 기증품이 들어왔는데 반환을 원하는냐”고 물어오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달 뉴베드퍼드 도서관으로 돌아온 책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유명 물리학자인 제임스 맥스웰이 숨진 뒤 2년 뒤인 1881년에 발간된 208쪽 분량의 ‘전기에 관한 기초 논문’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붉은빛 크랜베리색의 표지로 묶인 이 책은 1882년에 구입됐된 것으로 확인됐다.

책 안쪽에 찍힌 대출 기록 도장을 보면 마지막 대출은 1904년 2월14일 또는1905년 2월 14일로 추정된다. 오랜 세월이 흘러 색이 바랜 탓에 연도 표기가 ‘190’까지만 보이고 마지막 숫자는 희미한 원형 모양으로만 남아있다. 직전 대출 기록은 1903년 12월 10일이었다.

보통 도서관은 더 이상 장서로 관리하지 않는 책에 ‘소유권 해제’(withdrawn)라는 표시를 해놓는데, 이 낡은 책에는 이같은 표시가 남아있지 않았다.

올리비아 멜로 관장은 “가끔 책들이 대출된 지 10년이나 15년이 지나 반환되기도 한다”면서도 “이번에 돌려받은 책은 연체 기록으로는 최장일 것”이라며 “활자도 아직 읽을 수 있는 데다, 제본 상태도 매우 좋다”며 놀라워했다.

이 책 연체료는 대출 당시의 하루 1센트(약 13원) 요율로 계산하면 430달러(56만원), 하루 5센트(65원)로 오른 현재 요율로 계산하면 2100달러(274만원) 정도다.

하지만 도서관 측은 대출자들이 늦게라도 책을 반환할 수 있도록 수십 년 전에 연체료 상한을 2달러로 정했다고 멜로 관장은 설명했다. 이 고서의 사본이 현재 온라인에서 600달러(7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멜로 관장은 “우리는 이 책을 앞으로 100년간 잘 보관할 것”이라며 “미래 세대를 위해 이 책은 이곳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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