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美전략정찰기 영공 침범" 합참 "허위사실로 긴장 조성 말라"

북, 국방성 대변인 담화로 美위협…합참 "통상적 정찰 활동" 반박

북한의 지난 5월 31일 위성 발사 장면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박수윤 기자 = 북한은 10일 미국 공군의 전략정찰기가 영공을 침투했다며 격추 위협을 가했다.

우리 군은 통상적인 정찰 활동이라며 북한은 '허위사실' 주장으로 긴장을 조성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북한은 이날 국방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작전지역에 전개된 각종 공중정찰 수단들을 집중동원해 조선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서 적대적인 정탐활동을 유례없는 수준에서 벌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미군 정찰기 RC-135, U-2S와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B)가 동·서해상을 비행하며 공중 정탐행위를 했다면서 특히 "조선 동해에서는 몇차례나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영공을 수십㎞나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공까지 무단 침범하며 광란적으로 벌리고 있는 미국의 도발적인 공중 정탐 행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 동해상에 격추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그러면서 1969년 미군 정찰기 EC-121와 1994년 주한미군 OH-58 헬리콥터가 격추당한 사건 등을 거론하며 이들 항공기가 "어떤 비극적 운명을 당했는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은 "우리는 미국이 어째서 무분별한 군사적 행동을 이렇듯 보란 듯이 행하고 있는지 그 저의를 분석하고 있으며 도발적인 활동들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다"면서 지금이 "미국이 우려해야 할 임계점에 근접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의 위험천만한 도발적인 모든 군사 행동들에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면서 "미국의 도발적인 모든 행동들은 당장 중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아울러 미국 당국이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파견 방침을 밝힌 것을 언급하며 "앞으로 그 어떤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우리는 미국이 이번과 같은 무분별한 짓을 쉽게 행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대응이 어떠하겠는가를 가장 명백한 방식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북한의 주장에 대해 우리 군은 즉각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북한을 향해 "허위사실 주장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어 "미 공중감시정찰자산의 한반도 주변 비행은 통상적인 정찰활동"이라며 "영공을 침범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어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미 정찰자산을 격추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필요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그러한 움직임이 포착되면, 혹은 그러한 징후가 있다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실장은 또 미군 자산에 대한 설명을 합참이 한 이유를 묻자 "한미 정보당국은 항상 긴밀한 공조하에 정찰 활동을 하고 있고, 미 측 자산뿐만 아니라 한국 측 자산도 같이 운용하면서 (북한 동향을) 같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와 같은 위협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미국에 미루며 추가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15일 한미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해 국방성 대변인 명의로 '경고 입장'을 발표한 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 [미 공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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