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대 침수 위험 때 “즉각 대피!” 경보한다…레이더 원리 센서 개발
수위 변화 직접 감시…재난 대응력 커져
도심 저지대 주택이나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기고 있는지를 1cm 단위로 재빨리 알 수 있게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레이더처럼 전파를 발사하는 센서를 천장이나 벽면에 부착한 뒤 침수 여부를 감지해 건물 관리실이나 지방자치단체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알리는 구조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진은 10일 집중 호우 때 저지대 주택이나 지하 차도, 지하 주차장 등이 침수되는지를 상시 감시하고, 유사시 위험 경보를 하는 초소형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근래 서울 강남이나 경북 포항 등에서는 배수관으로 들어간 다량의 빗물이 넘치면서 반지하 주택이나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겨 인명·재산 피해가 생기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강우 관측소 운영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활용해 도시가 침수되고 있는지를 살핀다. 하지만 도시는 워낙 넓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런 방법으로 모든 구역을 다 감시하기는 어렵다. 저지대 주택과 지하 차도, 지하 주차장과 같은 개별 시설물이 물에 잠기는지를 모두 꼼꼼히 살피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집중 호우 때문에 서울 특정 자치구에 침수 위험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어도 특정 자치구의 어느 건물, 어느 주택이 더 위험한지는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건설기술연구원 연구진은 초소형 센서와 이를 관리하기 위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 핵심은 산업용 레이더를 활용한 것이다. 레이더, 즉 전파를 쏜 뒤 되받는 센서를 건물의 벽면이나 천장에 부착한 뒤 센서에서 전파를 발사하도록 했다.
이러면 도심에서 홍수가 나 저지대 주택 주변 등을 흐르는 물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수면에 맞고 센서로 되돌아오는 전파의 주기가 짧아진다. 수위 변화는 1㎝ 단위로 계산된다.
연구진은 “센서가 감지한 수위는 건물 관리실이나 지자체의 관제센터로 전달된다”고 밝혔다. 감지한 수위를 전달하는 데에는 무선 통신, 그리고 랜선을 이용한 유선 방식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센서 크기는 휴대전화보다 약간 큰 수준이어서 설치도 어렵지 않다. 간단한 공구를 사용해 벽과 천장에 못이나 나사로 박으면 된다.
연구진이 내놓은 기술은 CCTV 영상이나 강수량에 의존한 간접적인 방법이 아니라 특정 도심 현장에서 수위를 측정하는 직접적인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수위가 위험 수준에 근접한다면 센서가 설치된 특정 저지대 주택 거주자들을 콕 집어 대피 경보를 내릴 수 있다.
연구진은 올해 하반기부터 부산에서 시범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병석 건설기술연구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여름철 집중 호우에 따른 도시 침수 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민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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