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2~5구역 신통기획 확정…50층·1만1800세대 탈바꿈
성수~강남 잇고, 한강행 보행로는 활성화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서울시가 한강변 주거지인 압구정 2~5구역을 1만1800세대로 탈바꿈하는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10일 확정했다. 압구정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 이후 정비사업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한강은 1950년대까지 배를 띄우거나 수영할 수 있었던 곳이었으나, 1960년대 중반 한강 개발이 시작된 이후 콘크리트로 덮이고, 대형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주변 풍광은 삭막해졌다. 특히 압구정 아파트의 경우 준공된지 40여년이 넘고, 서울 한강 중심부라는 상징성에도 판상형 아파트로 획일적인 경관을 형성해 왔다.
이에 서울시는 '미래 한강의 매력적 수변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단지'를 목표로 77만3000㎡, 50층 내외, 1만1800세대 규모로 탈바꿈하는 신통기획을 확정했다.
특히 시는 2~5구역을 동시에 신통기획을 추진함에 따라, 개별 단지계획 차원을 넘어 '하나의 도시'로서 경관·보행·녹지, 교통체계 등이 일관성을 지닐 수 있도록 종합계획안을 마련했다. 현재 압구정동은 미성, 현대, 한양 등의 아파트 1만여 가구가 6개 구역으로 나뉘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중 2~5구역이 신통기획에 참여했다.
종합계획안에는 △창의·혁신 디자인으로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 형성 △여가·문화 생태계 조성으로 성수-압구정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 △보행 가로 활성화 및 미래 주거공간 계획 등 3가지 전략이 담겼다.
◇35층→50층 내외…한강변 창의·혁신 디자인 입힌다
우선 시는 부채꼴로 펼쳐진 압구정의 특징을 살려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창의·혁신 디자인 도입'과 함께 경직된 높이 규제를 없앴다. 앞서 지난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한강변 재건축의 공공성을 강화해 리듬감 있는 도시경관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한강변 입지 특성 및 경관성을 고려해 최고 층수를 기존 35층에서 50층 내외로 계획했으며, 한강변 첫 주동 15층 규제도 유연하게 적용했다.
또 강남-강북을 잇는 동호대교, 성수대교를 따라 광역통경축을 형성하고 서울숲, 응봉산, 달맞이봉공원 등 강북의 주요 자원과 압구정의 보행통경축을 서로 연계해 입체적인 경관을 유도한다.
한강변 30m 구간은 수변 특화 구간으로 설정해 주민공유시설, 열린 공간, 조망 명소 등 특화 디자인을 통해 도시와 자연이 경계 없이 융합하는 한강변을 조성할 계획이다.
◇성수-압구정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
강북(성수)과 강남(압구정)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수변이 생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고, 구역별로 특화된 수변거점을 조성해 서울시민의 여가·문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압구정3구역 조합에서 공공기여로 제안한 압구정~성수 보행교(자전거)를 시가 수용함에 따라 강남의 상업·문화 기능(가로수길, 로데오거리 등)과 강북의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삼표부지, 성수동), 서울숲의 자연이 도보 30분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보행교는 자전거 및 미래교통수단(PM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될 계획이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응봉역까지 이어지는 보행교를 통해 강북~강남까지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해지면서 주민의 소통과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역별로는 2구역의 수변 커뮤니티 시설(여가 거점), 3구역의 덮개 시설(문화거점), 4·5구역에 조망데크공원(조망거점)을 설치해 서울시민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는 한강변으로 거듭난다.
◇'한강가는 보행로' 활력 되찾는다…역세권은 활성화
아파트로 단절된 '한강가는 길'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근린생활시설 및 주민공유시설을 배치한다.
한강변 수변거점과 연결되는 구역별 남·북간 보행축에는 연도형 상업시설, 주민공동시설, 생태녹지 등이 함께 조성된다. 동·서방향으로는 압구정로를 따라 근린생활시설과 공원이 교차 배치돼 걷고 머무르는 가로로 조성된다.
남·북간 보행축은 가로수길, 병원거리, 압구정로데오거리와 연결돼 압구정을 찾는 시민이 한강변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동·서간 보행축은 압구정로의 상업 가로와 맞대응해 활력있는 거리로 조성된다.
특히 3구역의 경우 압구정역에 가까운 일부분을 3종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상업·업무·문화 등 복합기능을 유도함으로써 역세권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구역 내 공공임대주택(약 1200세대 내외) 및 분양세대 거주공간의 배치와 품질을 동일하게 계획해 적극적인 소셜믹스가 이뤄질 수 있게 했다.
시는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을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열람공고하고, 이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 법적절차를 거쳐 신속히 지구단위계획을 결정고시할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과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상징이었던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이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한강을 향유할 수 있게끔 도시의 공공성까지 담아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사례가 한강의 잠재력을 살린 세계적인 수변도시 모델로, 선도적 주거문화를 이끌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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