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최고 '50+α'층 재건축 …1만2000가구 신도시로 재탄생

배규민 기자 2023. 7. 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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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구역 8443가구→11830가구…압구정·성수 보행교로 연결
전체 조감도. 부채꼴의 한강변 특성을 반영한 수변특화공간 조성이 특징적이다./사진제공=서울시

서울 최고의 부촌이라 불리는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가 한강변 생활권에 특화된 1만1830가구의 서울 대표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최고층 높이는 50층 내외로 정해졌으며 창의혁신 디자인 적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10일 이같은 내용의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신속통합기획안 수립에 들어간지 약 1년 만이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개입해 사업성과 공공성이 적절하게 결합한 정비계획안을 짜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주민이 신속통합기획안을 토대로 정비계획 입안을 신청하면 심의를 거쳐 정비계획이 확정된다.

기획안에 따르면 현재 8443가구인 압구정 2~5구역은 1만1830가구로 규모로 재건축된다. 높이는 50층 내외다. 현재 압구정동은 미성, 현대, 한양 등의 아파트 1만여 가구가 6개 구역으로 나뉘어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 중 2~5구역이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했다.

계획안의 3가지 핵심 내용은 △창의·혁신 디자인으로 한강 변 파노라마 경관 형성 △여가·문화 생태계 조성으로 성수·압구정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 △보행 가로 활성화와 미래 주거 공간 계획이다.


우선 부채꼴로 펼쳐진 압구정의 특징을 살려 한강 변 파노라마 경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높이 규제를 없앴다. 신속통합기획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최고 층수를 종전 35층에서 50층 내외로 상향했다. 한강 변 첫 주동 15층 규제도 유연하게 적용했다. 시는 창의·혁신 디자인 도입 시 창의·혁신 디자인 여부는 도시·건축 관련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 높이 계획을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또 강남·북을 잇는 동호대교, 성수대교를 따라 광역통경축을 형성하고, 서울숲, 응봉산, 달맞이봉공원 등 강북의 주요 자원과 압구정의 보행통경축을 서로 연계해 입체적인 경관을 유도했다. 압구정3구역 조합에서 공공기여로 제안한 압구정~성수 보행교(자전거)를 시에서 수용하면서 강남의 상업·문화 기능(가로수길·로데오거리 등)과 강북의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삼표 부지·성수동), 서울숲이 도보 30분의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보행교는 자전거와 미래교통수단(퍼스널 모빌리티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될 계획이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응봉역까지 이어지는 보행교를 통해 강북~강남까지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3구역 한강변 스카이라인안/사진제공=서울시

한강 변에서 30m 구간은 수변 특화 구간으로 설정해 주민공유시설, 열린 공간, 조망 명소 등 특화 디자인을 통해 도시와 자연이 경계 없이 융합하는 한강 변을 조성할 계획이다. 구역별로 2구역에 수상레저·스포츠, 3구역에 공연문화·전시, 4·5구역에 수변 조망·휴식이 가능한 시설을 각각 배치했다.

'한강 가는 길'이 활력을 되찾도록 다양한 근린생활시설과 주민공유시설이 들어선다. 한강 변 수변 거점과 연결되는 구역별 남·북 간 보행축에는 연도형 상업시설, 주민공동시설, 생태녹지 등을 함께 조성한다. 동·서방 향으로는 압구정로를 따라 근린생활시설과 공원이 교차 배치돼 걷고 머무르는 다채로운 보행 활동이 있는 가로로 조성한다.

한강잠원공원과 연계된 2구역 입체 보행교와 한강변 디자인 특화/사진제공=서울시

남·북 간 보행축은 가로수길, 병원 거리, 압구정로데오거리와 연결돼 압구정을 찾는 시민이 한강 변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동·서간 보행축은 압구정로의 상업 가로와 맞대응해 활력있는 거리로 만든다. 3구역은 압구정역에 가까운 일부분을 3종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상업·업무·문화 등 다양한 복합기능을 유도하고 역세권 활성화를 돕는다.

공공주택도 약 1200가구 공급되는데 구역 내 공공임대주택과 분양가구 거주 공간의 배치와 품질을 동일하게 계획해 적극적인 소셜믹스가 이뤄질 수 있게 했다. 주거 공간이 잠만 자는 곳이 아닌 휴식과 여가가 함께 하는 생활공간으로 기능하도록 건축설계 시 반영할 수 있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예시적으로 제안했다.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춤형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설계옵션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가사로봇·드론 택배 시스템,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공유 사무실 및 다목적 문화공간, 첨단기술을 활용한 자율 주차 시스템 등이다.

한강변 스카이라인 계획안/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을 지난달 30일부터 7월 13일까지 열람공고하고, 이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 법적 절차를 거쳐 신속히 지구단위계획을 결정 고시할 예정이다. 조합의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큰 무리 없이 진행되면 빠르면 6개월 이내에 정비구역 지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공과 주민의 이견을 조율해 가이드라인을 만든 만큼 향후 정비계획수립과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신속통합기획의 취지가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신속통합기획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단지는 일반사업으로 진행하도록 하는 등 엄격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조남준 도시계획국장은 "과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상징이었던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이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시민들이 일상에서 한강을 향유할 수 있게끔 도시의 공공성까지 담아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사례가 한강의 잠재력을 살린 세계적인 수변도시의 모델이 되고 선도적 주거문화를 끌어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속통합기획 시뮬레이션 주요내용/사진제공=서울시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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