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연체료 내나?” 1차대전 때 빌린 책, 120년 만에 반환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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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공립도서관에서 1차 세계대전 시기인 1900년대 무렵 대출됐던 책이 약 120년이 지나고서야 반환됐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책 연체료는 대출 당시의 하루 1센트(약 13원) 요율로 계산하면 430달러(56만원)다.
도서관 측은 대출자들이 늦게라도 책을 반환할 수 있도록 수십 년 전에 연체료 상한을 2달러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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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의 한 공립도서관에서 1차 세계대전 시기인 1900년대 무렵 대출됐던 책이 약 120년이 지나고서야 반환됐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책 연체료는 하루 5센트(65원)로 오른 현재 요율로 계산하면 2100달러(274만원) 정도다.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뉴베드퍼드 공립도서관은 지난 5월 30일 웨스트버지니아대 도서관에서 희귀 도서를 관리하는 담당자로부터 "최근 귀 도서관의 장서를 포함한 기증품이 들어왔다"며 반환을 원하는지를 물어오는 연락을 받았다.
보통 도서관은 외부에 판매하는 등 이유로 더 이상 장서로 관리하지 않는 책에 '소유권 해제'(withdrawn)이라고 표시해놓는데, 이 낡은 책에는 이같은 표시가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뉴베드퍼드 도서관으로 돌아온 책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유명 물리학자인 제임스 맥스웰이 숨진 되 2년 뒤인 1881년에 발간된 208쪽 분량의 '전기에 관한 기초 논문'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도서관은 붉은빛 크랜베리색의 표지로 묶인 이 책은 1882년에 구입됐된 것으로 확인됐다.
책 안쪽에 찍힌 대출 기록 도장을 보면 1904년 2월 14일이나 1905년 2월 14일 마지막으로 빌려 간 것으로 보이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 색이 바랜 탓에 연도 표기가 '190'까지만 보이고 끝자리 숫자가 희미한 원형 모양으로만 남아 확실하지 않다.
직전 대출 기록은 1903년 12월 10일이었다. 이 책 연체료는 대출 당시의 하루 1센트(약 13원) 요율로 계산하면 430달러(56만원)다. 현재 요율로 계산하면 2100달러(274만원)으로 뛴다.
140년 전 인쇄된 책이 돌아온 것을 두고 올리비아 멜로 관장은 "가끔 책들이 대출된 지 10년이나 15년이 지나 반환되기도 한다"면서도 "이번에 돌려받은 책은 연체 기록으로는 최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활자도 아직 읽을 수 있는 데다, 제본 상태도 매우 좋다며 "책이 잘 보존됐다"고 놀라워했다. 멜로 관장은 "누군가 이 책을 잘 관리되는 장소에 보관해 온 것 같다"며 "책장을 마구 넘긴 흔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이 책을 반납한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수백만원의 연체료를 내야할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도서관 측은 대출자들이 늦게라도 책을 반환할 수 있도록 수십 년 전에 연체료 상한을 2달러로 정했다. 이 고서의 사본이 현재 온라인에서 600달러(7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멜로 관장은 "우리는 이 책을 앞으로 100년간 잘 보관할 것"이라며 "미래 세대를 위해 이 책은 이곳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다른 곳에서도 이 책만큼은 아니지만 대출된 뒤 오랜 시간이 지나 도서관에 반환된 경우는 종종 있었다.
지난달에는 찰스 노드호프와 제임스 노먼 홀이 1932년 함께 펴낸 '바운티 3부작'이 워싱턴주의 한 시립도서관에서 1940년 대출됐다가 81년 만에 되돌아왔고, 2021년에는 케이트 더글러스 위긴스의 '레베카의 숨겨진 이야기'가 110년 만에 아이다호 도서관에 반환됐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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