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16%대 육박...증권사 부동산 PF ‘먹구름’
대형사들 PF 신용공여도 급증
채권시장 불안요소로 작용 우려
GS건설의 인천 검단 아파트 전면 재시공 결정과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채권 시장의 불안 요소로 불씨가 옮겨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선 작년 연말 업계를 뒤흔들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또다시 불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금융권에서 ‘나 홀로’ 16%에 근접한 데다, 일부 대형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까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GS건설 전면 재시공·새마을금고 자금 이탈, 채권 시장 뒤흔들어=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시공 중인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와 해당 단지에 대한 전면 재시공 결정은 부동산 PF 상환 리스크를 키우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단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총 2조9018억원 규모의 GS건설의 주택 사업 관련 지급보증 규모 중 44%(1조2839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며 “신인도 하락과 부정적 행정 처분 등으로 투심이 악화될 경우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평가도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 유동화증권, 회사채 등의 발행 여건 관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새마을금고 대출 부실 문제도 수개월간 묻혀 있던 부동산 PF 리스크를 재차 높일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새마을금고가 자금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급히 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악재 발생 전부터 오르고 있던 시장 금리까지 더해지며 투심을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월 초 연 3.110% 수준이었으나 지난 7일 오전 기준 3.741%로 급등했다. 이 기간 국고채 5년물(연 3.096→3.749%)과 10년물(연 3.148→3.788%)도 각각 올랐다.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 1Q에만 ‘10.38%→15.88%’=문제는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 폭이 다른 금융권에 비해 눈에 띨 정도로 가파르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말 10.38%였던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15.88%로 3개월 사이에 5.5%포인트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보험 0.06%포인트(0.6→0.66%), 저축은행 2.02%포인트(2.05→4.07%), 여신전문 2%포인트(2.2→4.2%), 상호금융 0.01%포인트(0.09→0.1%) 증가에 그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브리지론 영업 등을 빠른 속도로 늘려왔다”며 “예상과 달리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꺾이며 부실화 속도가 높아진 여파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PF 신용공여, 올 들어서만 이베스트證 31.98%·한투30.55%↑=증권업계 최대 위험 요소로 꼽히는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도 문제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전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은 21조1412억원으로 연초(21조4857억원) 대비 1.6% 감소했다. 다만, 증권사가 받는 수수료가 많은 만큼 위험성이 큰 ‘매입 확약’ 물량이 전체의 90.37%(19조1049억원)에 이른다는 점은 리스크다.
‘매입 확약’은 시행사가 PF 대출을 못 갚거나 투자자 이탈 등으로 유동화증권 차환 금액이 부족한 경우 증권사가 대신 대출금을 갚거나 차환 부족분을 매입해야 한다. 반면 ‘매입 보장’은 증권사가 유동화증권 차환 발행을 위한 유동성만 제공해 줘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키움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 14개사(社)는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 전체가 ‘매입 확약’ 물량이다.
또 주목할 부분은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이 증가한 증권사가 26곳 중 10곳에 이른다는 점이다. 증가 액수가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증권(1조9434억→2조5372억원)이었고, 그 뒤를 메리츠증권(1조9346억→2조2639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2689억→3549억원)이 따랐다. 증가율로 봤을 때는 31.98%를 기록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가장 컸고, 한국투자증권(30.55%), 메리츠증권(17.02%), IBK투자증권(13.16%)이 뒤를 이었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증권사발 부동산 PF 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란 게 금융당국과 시장의 평가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은 증권사 자기자본(72조4000억원)의 1.1%(8000억원) 수준인 만큼 관리 가능하다”고 짚었다.
국내 증권사의 유동성 대응능력이 양호하다는 점도 우려를 더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단기 자금시장 경색 우려에도 국내 증권사 유동성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00%를 크게 상회하는 평균 120% 수준이다. 주요 증권사의 경우에도 10~30%포인트 이상 여력이 있는 상항이다. 유동성비율은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유동성자산을 같은 잔존 기간 유동성부채로 나눈 값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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