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식 예포 존재감 ‘풍익’...수출까지?
105㎜ 곡사포, 차륜형 자주곡사포로 개조
성능개량으로 활용도·가성비 두토끼 잡아
육중한 차체가 31도의 경사각, 60%의 경사도를 오르는 순간 롤러코스터에 몸을 싣고 출발할 때처럼 긴장감이 밀려온다.
눈앞에 파란 하늘만 나타나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손잡이를 움켜쥐게 된다. 무거운 105㎜ 포를 탑재한 17.8t에 달하는 차체가 뒤로 넘어갈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한 탓이었다.
지난 5일 헤럴드경제 취재팀이 찾은 경남 창원 에어로스페이스 제3공장 성능시험장에서는 2차 양산을 앞둔 차륜형 자주곡사포 K105A1 ‘풍익’의 시험평가가 한창이었다. 풍익은 육군 포병에서 도태 운명에 놓인 105㎜ 곡사포를 5t 트럭인 K721제독차에 올려 개조한 자주포다.
지난해 5월 10일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때 7문이 등장해 21발의 예포를 신속하게 재장전하고 발사하는 장면을 연출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최첨단 무기체계는 아니지만 도태시켜야 했던 무기체계를 성능개량함으로써 오히려 국군 전략을 보강한 사례다.
활용도와 가성비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차량탑재형 구경 105㎜ 자주포 사업’은 지난 2009년부터 구상이 시작돼 2017년 105㎜ 견인 곡사포를 차량에 탑재해 자동화 사격체계를 적용하는 개발에 성공했다. 이듬해인 2018년 국방기술품질원이 주관한 최초생산품 검사를 거쳐 양산에 착수한 것을 시작으로 전력화가 진행중이다.
개발 당시 군이 보유한 M101 계열 105㎜ 견인 곡사포는 대략 2000여문, 보유 포탄은 340만여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환경 등을 고려해 화학처리해야 하는 막대한 포탄 폐기 비용 절감 효과도 얻었다. 풍익은 사거리 11.3㎞로 12.7㎜ 기관총을 부무장으로 탑재하며 자동사격통제와 복합항법, 반자동방열 성능을 갖췄고 운용인원은 기존보다 절반가량 줄였다.
개발단계부터 사업에 참여한 이경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3사업장 생산담당 부장은 “최고의 가성비와 운용 효율을 자랑하는 무기체계”라며 “105㎜ 견인포의 경우 최소 8명에서 10명의 인원이 2.5t 트럭으로 끌고 가 작전지역에 도착해 포 다리를 펼치고 고정한 뒤 사격해야 했는데 풍익은 운용인원이 절반인 5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차량 운전과 경계인원을 제외하면 실제 포 사격은 3명이서 가능하다. 김성훈 기품원 기동화력 3팀 선임연구원은 “자동사격통제장치, 그리고 관성항법장치와 군용GPS를 결합한 복합항법장치를 적용했기에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며 “관성항법장치가 국산화되면서 수주 물량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의 위치와 자세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관성항법장치는 지난 2월 국내기술로 국산화를 완료한 상태다. 추가 장갑판 채택과 탄약 장전시 공간 확장 등 운용인원의 편의성과 안정성도 높였다.
풍익이 해외 수출을 통해 ‘K-방산’의 일익을 담당하게 될 지도 주목된다. 개발 시작 단계부터 EVO-105라는 수출용 제식명칭도 있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021년 풍익을 소개하는 동영상에서 구체적인 제원과 작동방식, 운용인원과 기동, 포격 장면 등을 영문자막과 함께 소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풍익을 전시한 방산전시회 때 동남아와 중남미 국가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곤 했다”며 “T-50계열을 수입한 국가에서는 가격이 비싼 K9 자주포보다 풍익을 더 선호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풍익이란 명칭은 6·25전쟁 때 105㎜ 곡사포를 직접 조준사격해 초탄으로 북한 T-34 전차를 파괴 저지한 故 김풍익 중령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부여됐다. 김풍익 중령은 두 번째 탄을 쏘려던 순간 적 전차 포탄이 날아오는 바람에 부대원들과 전사했고, 1950년 10월 충무무공훈장, 같은 해 12월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창원(경남)=오상현 기자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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