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뱀그룹 "최대주주 영향 벗어나 독립 경영 시스템 구축"

"원영식 회장, 모든 직위에서 물러날 것"
"모든 그룹사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 금지"

(왼쪽부터) 초록뱀미디어 최진욱 대표이사, 초록뱀이앤엠 김세연 대표이사, 초록뱀미디어 이응길 대표이사, 더메디팜 신범용 대표이사. (사진=초록뱀그룹).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원영식 회장의 구속으로 위기를 맞은 초록뱀그룹이 최대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초록뱀그룹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원영식 회장 구속에 대한 사과 및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초록뱀미디어를 비롯한 초록뱀컴퍼니, 초록뱀이앤엠 등 초록뱀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초록뱀그룹 경영위원회 의장을 맡은 김세연 초록뱀미디어 부회장은 "초록뱀그룹을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초록뱀그룹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해당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와 의사결정 구조를 쇄신하는 한편 그룹의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록뱀그룹의 구체적 쇄신 방안은 ▲최대주주 원영식 회장의 퇴임 ▲그룹사 차원의 지배구조 개선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투자 금지 ▲정관상 목적 사업 중심의 영업활동 전개 등을 골자로 한다.

김 의장은 "최대주주 원영식 회장은 앞으로 초록뱀그룹의 모든 직위에서 사퇴한다"며 "회사의 영업활동과 투자·재무 활동과 관련해 어떠한 직책과 직무를 맡지 않고 물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의 경우 현재 최대주주가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장 지분구조의 개선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최대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초록뱀그룹은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들과 주요 임원진들이 참여하는 그룹 경영 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메자닌 투자와 관련해 김 의장은 "앞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메자닌 투자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경영 상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런 내용을 정관에 못박기 위해 각 계열사들의 임시주총을 조속히 소집할 예정으로 초록뱀그룹의 모든 소속회사들은 정관변경을 통해 CB, BW, CPS(전환우선주) 등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를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초록뱀그룹은 본사업보다 비영업적 투자활동을 기본 수익 모델로 한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앞으로 초록뱀그룹을 비영업 투자활동이 아닌 본연의 영업활동중심으로 변경해 각 계열사들이 목적 사업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대주주의 구속으로 인해 초록뱀그룹이 대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하루빨리 정상화돼 주주들과 성원해 주신 분들께 보답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최대주주 구속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초록뱀그룹을 대표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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