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손흥민 "달리면서 무슨 생각? 유나킴(김연아)처럼 아무 생각 안 해"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손흥민(30·토트넘)은 공을 몰고 달릴 때 어떤 생각을 할까.
손흥민은 9일 ‘슛포러브’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속내를 밝혔다. 손흥민은 진행자 씨잼철이 ‘달릴 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달리느냐?’고 질문하자 “달릴 때요? 솔직히 아무 생각 안 해요. 그냥...”이라고 답했다.
이어 ‘피겨 스케이팅 여왕’ 김연아(33)를 언급했다. 손흥민은 “유나 킴(김연아) 선수가 스트레칭할 때 이야기한 게 있다. 그게 너무 공감된다. 사람들은 궁금해 하지만 저는 해야 하는 걸 죽기 살기로 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현역 선수일 때 한 방송에 출연해 ‘스트레칭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이때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10여 년 전 방송 화면이지만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얼핏 들으면 가벼운 대답일 수 있다. 하지만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선수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김연아는 스트레칭을 일상의 한 부분으로 꾸준하게 했을 뿐이다. 그 성실함이 쌓이고 쌓여서 성과로 나타났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2014 소치 올림픽 은메달 등 수많은 메달을 따고 아름답게 물러났다.
손흥민은 자신의 양발 감아차기 슈팅 비결도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잘한 건 아니다. 축구공 50~60개를 냉장고 박스(아이스 박스)에 넣고 다녔다. 지금처럼 더운 여름이었다. 훈련장에 공을 풀어놓고 매일 1000번씩은 찼다. 매일 매일 훈련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진짜 엄청 답답하다. 어느 날은 잘 되고, 어느 날은 잘 안 된다. 그 포지션에서 제가 원하는 슈팅이 나오면 그 맛에 훈련을 했다. 이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될 때까지 훈련했다. 그 다음날 경기에 나가면 그 슈팅이 나왔다. 슈팅 때리기 전에 느낌이 온다. 공을 저기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대로 슈팅이 나가면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양발잡이 슈팅 능력을 보유한 공격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3골을 기록했는데 그중 오른발로 57골, 왼발로 42골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 100골 이상 기록한 선수 가운데 ‘약발 득점 비율’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앞서 공개된 인터뷰에서도 손흥민은 “주발은 사실 오른발이다. 그런데 왼발에 더 투자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른발은 타고난 발이고, 왼발은 만들어진 발”이라고 설명했다. 선천적으로 오른발잡이로 태어났으나 꾸준한 훈련을 통해 왼발도 오른발 못지않게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안토니오 콘테 전 토트넘 감독 또한 “손흥민의 득점을 보고 있으면 ‘양발 중 어느 발이 주발이지?’라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유벤투스, 이탈리아 대표팀, 첼시, 인터 밀란 등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지도했던 콘테 감독이 보기에도 손흥민의 양발잡이 능력은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던 것이다.
손흥민과 김연아 모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하게 했고, 그 결과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경지에 도달했다. 기본기부터 성실하게 쌓아야 정점에 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흥민, 김연아, 박지성. 사진 = 슛포러브·게티이미지코리아·MBC 방송화면·아마존 프라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