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내일 나토(NATO) 정상회의…주요 의제는?

황경주 2023. 7. 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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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군사동맹이죠.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회원국들이 내일 정상회담을 엽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부터 새로운 방위 계획까지 폭 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미리 짚어봅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가장 긴장하며 지켜볼 나라, 1년 넘게 나토 가입을 기다리고 있는 스웨덴이겠죠?

[기자]

오랫동안 중립국이던 스웨덴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죠.

하지만 현재 핀란드만 가입에 성공한 상태인데요.

현지시각 내일과 모레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하루 앞선 오늘 스웨덴과 튀르키예 정상이 먼저 만나기로 했습니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 전원이 찬성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스웨덴 가입에 동의해주지 않아 발목이 잡혀있기 때문입니다.

튀르키예는 자국의 반정부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의 인사들을 스웨덴 정부가 감싸준다고 문제 삼아 왔죠.

여기에 최근 스웨덴에서 이슬람 경전 쿠란을 불태우는 시위까지 벌어지면서, 이슬람 국가인 튀르키예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튀르키예 대통령 : "우리는 오만한 서양인들에게 이슬람교도의 신성한 상징을 모욕하는 것은 사상의 자유가 아니라는 점을 가르칠 것입니다."]

[앵커]

그래서 먼저 튀르키예 정상을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거군요?

[기자]

튀르키예가 마음을 돌리면 헝가리는 따라올 거라고 스웨덴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이미 나토 중재 하에 스웨덴과 튀르키예, 핀란드까지 3개국 고위급 대표단이 만나 관련 논의를 하기도 했는데요.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거로 보입니다.

[토비아스 빌스트롬/스웨덴 외무장관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스웨덴, 핀란드, 튀르키예는 좋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오늘 진전을 이뤘습니다."]

앞서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헌법까지 고치면서 반테러법을 도입하고, 튀르키예에 대한 무기 수출 제한 조치도 폐지했습니다.

스웨덴 총리는 지난주 미국으로 날아가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는데, 나토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가입 지지를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서로 보입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스웨덴의 안보 위기감이 상당한 것 같은데요.

실제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역시 하루 빨리 나토 가입을 희망하고 있잖아요?

[기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회의를 앞두고 불가리아, 체코를 순방하며 나토 가입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우리에게 무엇이 이상적입니까? 우리는 나토에 가입할 수 있록 초대받고 싶습니다."]

사실 우크라이나는 이미 나토 가입이 정해진 상태긴 합니다.

2008년 나토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가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명확한 시기나 방법이 없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무르는 발언이라서,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더 확실한 답을 달라고 재촉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에서 진전이 있기는 힘들어 보이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아직 나토에 가입할 준비가 안 됐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전쟁이 끝나면 추진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죠.

나토는 일단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수준을 이른바 '나토식 표준'까지 끌어올리는 방법이나, 나토와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연대 강화 등을 논의할 전망입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의 안보, 군사적 지형을 크게 바꾸고 있네요.

이번 회의에서 유럽의 새로운 방위 계획이 논의되는 것도 결국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죠?

[기자]

이달 초 나토 군사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새 방위계획을 설명했습니다.

'지역계획'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군사 전략인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기 이전의 러시아 군사 역량 수준에 맞춰 방위 전략을 짠다고 밝혔습니다.

'강한 러시아군'을 가정하고 최상의 방위 전략을 세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런 시도는 나토가 냉전 이후 처음으로 총괄적인 방어 계획을 마련하는 거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는데요.

다만 막대한 자금이 드는 만큼 계획에 맞춰 실제로 군사력을 재정비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그래서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이른바 '국내총생산의 최소 2%'라는 나토의 군사비 지출 가이드라인을 더 명확히 할 방침입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나토 사무총장 : "이번 정상회의에서 국방에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를 지출하는 새로운 투자 공약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모든 회원국은 더 많은 것을 해야 합니다."]

다만 역시 가이드라인에 그치는 만큼 얼마나 강제성을 부여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인데요.

31개 나토 회원국 중 올해 이 '2%' 가이드라인을 충족한 국가는 11개국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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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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