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민’ 여론 증가...네덜란드 연정 붕괴, 극우 정당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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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최장수 총리인 마르크 뤼터가 8일(현지 시각)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을 만나 내각 총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네덜란드 연립정부 내부에서 난민과 이주민 정책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연립정부가 집권 1년 반 만에 결국 해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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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최장수 총리인 마르크 뤼터가 8일(현지 시각)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을 만나 내각 총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네덜란드 연립정부 내부에서 난민과 이주민 정책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연립정부가 집권 1년 반 만에 결국 해체된 것이다.
네덜란드 연립정부 해체는 유럽 각국이 겪고 있는 이민자 문제를 보여주는 단면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럽 각국은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이민자 수용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이민자가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비판이 불붙었다. 여기다 난민과 불법 이주자가 범죄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극우 정당이 유럽 각국에서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 시각) ‘전 세계로 반(反)이민 정책이 퍼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네덜란드 연립 정부 해체는 이민자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증하는 상황에서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약 500만명의 사람이 고향을 떠나 새로운 나라로 이주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80%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난민과 이민자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범죄 증가, 주거비 상승 원인을 난민과 이주민에게 돌리는 이들이 늘었다.
캐나다인의 절반 이상은 연간 50만명의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과도하다고 여긴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캐나다인의 4분의 3은 난민 수용 정책이 주택, 건강, 사회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촉발해 가격 상승을 일으킬 것이라 우려한다. 미국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월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이민자 규모에 대한 만족도는 28%로 떨어졌다. 1년 전(34%)보다 떨어진 수치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그동안 숙련된 이민자 수용에 적극적이었으나, 전체 도시 인구 1%에 해당하는 이민자가 유입될 경우 주거비가 평균 1% 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유럽의 반이민 정서는 더 강력하다. 프랑스에서 교통 검문 중 달아나다 경찰의 총격에 숨진 알레리계 소년 나엘(17)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벌어졌던 프랑스에선 국민의 60%가 이민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반이민 정서가 강해지자, 이에 기반한 극우 정당도 힘을 얻고 있다. 프랑스에선 이민에 대해 더 엄격한 규정을 지지하는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도 나왔다. 반이민 정책을 지지하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지지율 20%를 기록했다. 2021년 총선 당시보다 2배 높은 수치로, 10년 만에 최고치이자, 야당인 기독민주당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자유당(FP)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미 이탈리아와 핀란드에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에 극우 정권이 들어섰다. 스웨덴, 오스트리아, 스페인에서도 극우 성향 정당이 힘을 얻고 있다.
유럽 일각에선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물리적 장벽 건설에도 나섰다. 핀란드는 러시아와의 국경을 따라 125마일(200km) 길이의 울타리를 세웠다. 그리스는 튀르키예와의 국경을 따라 90마일(40km) 길이의 강철 울타리를 짓겠다고 지난 3월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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