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 수주 공시에도…삼성바이오로직스 장중 ‘52주 신저가’
10일 오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장중 한때 저가 71만3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오전 9시 25분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대비 2000원 내린(-0.28%) 71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형 수주공시에도 불구하고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시를 통해 노바티스와 5111억원 규모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6월 체결한 CMO 의향서 본계약(1005억원 규모) 대비 수주 규모가 대폭 늘어난 수치다.
올해 3월과 지난 4일에 걸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와 1조2000억원 규모 CMO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수주 잔고를 2조3387억원대로 끌어올리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주잔고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 계약 체결 규모는 1조7835억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달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기관은 580억원, 외국인은 183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6월 29일 하루를 제외하면 6월 10일 이후 연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순매도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미국 사보험사(PBM)의 의약품 등재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수주 공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 특허가 만료되는 휴미라는 지난해 세계 시장서 매출 약 27조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미국에서만 기록한 매출이 약 24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선 삼성바이오에피스(하드리마)와 셀트리온(유플라이마) 등이 미국 시장에서 출시된 상태다.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엔 공보험 외에도 사보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재가 관건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PBM은 공보험과 사보험으로 나뉘어 있다. 휴미라의 경우 공보험 비중이 약 45%, 사보험 비중이 약 55%”라며 “사보험 PBM 등재가 중요하지만, 공보험(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재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PBM 등재 이후에는 선호의약품(Preferred drug) 등재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3대 PBM사(CVS헬스 Caremark, 시그나 Express scripts, 유나이티드헬스 OptumRx)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BM은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의약품 보험 적용 여부, 약가, 환자 부담비율 등을 협상하기 때문에 여러 PBM 목록에 등재되는지 여부 등에 따라 판매 성과가 갈리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쟁 심화 우려가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23일 OptumRx의 사보험 의약품 처방집(formulary)에 베링거인겔하임(실테조)과 산도즈(하이리모즈)가 추가 편입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등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며 “이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공격적인 약가 인하와 경쟁 격화로 실적을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후지필름, 론자 등 경쟁사 신규 설비 가동 개시 시점이 다가오면서 평균공급단가(ASP) 하락 우려에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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