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블루, 칼스버그 공정위 제소…“일방적 유통 계약 해지는 갑질”

칼스버그, 직진출…재계약 두고 횡포
“물품 구매 강요 등 불공정 거래 지속
투자했던 비용 물거품돼…피해 심각”

칼스버그 맥주

골든블루가 최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로 칼스버그그룹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3월 7일 칼스버그그룹으로부터 일방적인 유통 계약 해지 통지서를 받은 지 4개월만이다.

골든블루는 2018년 5월 칼스버그그룹과 유통 계약을 맺고, 국내 시장에서 칼스버그 맥주를 판매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재계약을 해야 할 시점에 칼스버그그룹은 1, 2개월 단기 연장을 반복했고, 급기야 지난해 10월에는 단기 계약마저도 맺지 않아 무계약 상태에서 칼스버그 맥주를 유통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칼스버그그룹의 국내 직진출에 따른 것으로, 칼스버그그룹은 지난해 10월 자사 한국법인인 칼스버그 코리아를 설립했다. 칼스버그 코리아의 직접 유통이 가능해질 무렵인 3월 7일 일방적 계약 해지 통지서를 송부했다는 게 골든블루 측 주장이다. 실제 칼스버그그룹은 5월부터 칼스버그 코리아를 통해 국내 시장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칼스버그그룹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판매 목표와 물품 구매를 강요하는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지속해 왔다”며 “부당하고 일방적인 거래 거절로 골든블루가 투자했던 인적·물적 비용이 사실상 물거품이 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실제 골든블루가 2018∼2021년 지출한 영업비용은 총순매출액의 약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번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는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국내 영세 기업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 수단”이라며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계약 연장에 대한 희망 고문을 하며 그 이면에서 직접 유통을 위한 국내법인 설립 등 기존 계약의 해지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한 것은 모두 국내 기업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명백한 다국적 기업의 갑질”이라고 강조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