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700㎞ 벽 넘어라…전기차 장거리 전쟁 막 올라

김재성 기자 2023. 7. 1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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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 주행거리 늘려 기술력 입증 나서…최대 1200㎞까지 개발 경쟁

(지디넷코리아=김재성 기자)전기차 확산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이 최대 주행 거리 확대 경쟁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크기와 효율을 늘려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최대한 늘리는 데 사활을 건 모습이다. 특히 최대 주행 거리는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구매포인트인 만큼 업체간 관련 기술 전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 닷지, 지프, 푸조 등을 판매하는 스텔란티스는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공개했다. 소형과 중형차 전용으로 알려진 STLA 미디움 플랫폼은 올해 유럽을 시작으로 승용차, 크로스오버차(CUV),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위한 여러 브랜드와 공장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STLA 미디엄 플랫품 (사진=스텔란티스)

1회 충전에 주행 거리 700㎞는 전기차 기술력의 바로미터다. 현재 나온 차들의 최고 주행거리는 685㎞다. 실질적인 도로 상황과 휠 크기, 날씨 영향 등을 포함하면 최대 거리는 줄어든다. 이에 전기차 전환에 박차를 가한 현대자동차, 기아, 토요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전기차 스타트업까지 '마의 700㎞'를 넘겠다는 포부가 크다.

현대차는 현재 아이오닉6가 77.4k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사양 기준 524㎞까지 주행할 수 있다. 곧 출시하는 고성능 모델 아이오닉5 N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모델은 주행 거리를 더 늘릴 가능성도 엿보인다.

아이오닉5 N 티저 갈무리 (사진=현대자동차)

기아도 준대형급 전기 스포츠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 차의 프로젝트명은 GT1으로 현대차·기아의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eM)을 활용해 600마력 이상의 고출력, 700㎞ 이상의 1회 충전 주행거리 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탈출구로 고성능 전기차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승용차 최대 업체인 테슬라를 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 플래그십 전기 세단 ID.7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은 테슬라의 대항마로 준대형 전기 페스트백 세단인 ID.7을 지난 4월 공개했다. ID.7은 0.23의 공기역학을 개선해 최대 7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이 차는 유럽과 중국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으로 북미에서는 내년부터 인도될 것으로 전해졌다.

순수 전기차 전환에 비교적 늦은 행보를 보인 토요타도 2027년까지 단 10분 충전으로 1200㎞를 달리는 고성능 전기차를 만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양산화된 승용 전기차의 두배에 달하는 거리다.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내구성 문제를 극복해 이를 양산화까지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전기차 스타트업도 생존을 위해 1회 충전 최대 거리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면서 작은 불황에도 휘청이는 스타트업들이 감원을 진행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복수 매체에 따르면 최근 전기트럭 전문 제조업체인 롤즈타운모터스는 파산 신청을 하고 전기트럭 제조업체 니콜라, 고급 전기세단 생산업체인 루시드는 각각 직원들을 감원했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늘었으나 비야디(BYD)와 테슬라를 제외하면 대부분 업체가 역성장했다. 테슬라의 가격인하 전쟁과 중국 전기차 세제 혜택이 2027년까지 연장되면서 두 업체만 혜택을 받은 상황이다.

(사진=루시드)

이에 전기차 스타트업은 전기차 기술력을 강조하면서 최장거리 연장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고객인도가 되는 차량 모델 중 최장 거리로 기록되는 전기차는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P다. 이 차는 최대 685㎞까지 갈 수 있다고 알려진다.

미국의 신생 전기차 제조사인 피스커는 최근 600마일(965㎞)을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다음 달 3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량이 공개되면 현재 나온 전기차 중 최장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욱 빠른 충전 속도와 먼 거리를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스튜어트 영국 경쟁시장청(CMA) 국장은 전기차 경쟁력 강연 중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은 충전이다”며 “가솔린 주유가 배터리 충전보다 빠르고 휘발유 차량은 전기차보다 빠르게 연료 보충을 하고 멀리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전기차 시장은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기차 모델 수가 500개에 도달했다”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과 옵션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성 기자(sorry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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