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로 군 복무?’ 양재혁, “후회 없는 시즌 보내겠다”
양재혁은 2021년 6월 육군으로 입대해 보병으로 근무한 뒤 지난해 12월 제대했다. 최근에는 국군체육부대(상무)가 아닌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활약하는 선수들이 종종 나온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최고참인 조상열이 대표적인 선수다.
입대 전에는 24경기를 뛰었던 양재혁은 지난 시즌 중 복귀한 뒤 한 번도 정규리그 코트를 밟지 못했다. D리그에서도 4경기 평균 10분 51초 출전해 1.0점 2.8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입대 전에는 전자랜드 소속이었지만, 제대 후에는 가스공사로 바뀌었다. 또한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가스공사는 대대적인 변화 속에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강혁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고, 김상영, 이찬영 코치가 강혁 감독대행을 보좌한다. 코칭스태프가 완전히 달라졌다.
모든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가 열려있는 가스공사에서 훈련 중인 양재혁은 “휴가 기간 동안 팀이 어떻게 된다는 말이 너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나는 군대를 다녀와서 몸이 더 안 되어 있었기 때문에 몸을 더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그렇게 했는데도 부족했던 거 같아서 새로 온 코치님, 기존에 알고 있던 감독님께서 동기부여가 되는 말씀을 해주셔서 열심히, 더 찾아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양재혁은 어디서 군 복무를 했는지 묻자 “현역으로 일반 보병을 다녀왔다. 운 좋게 1년 정도 군대 안의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커피를 많이 만들었다(웃음). 6개월 정도 일반 병사로 근무했다”며 “원래 취미로 자격증을 따 놓은 게 있다. 그 덕에 자리가 있어서 (카페에서) 근무했다. 잘 하는 건 아니고 만들 줄 안다”고 답했다.
이어 “신인 시절 휴가 때 역도 훈련도 많이 했는데 너무 많이 그것에만 투자하는 것보다는 여가 시간에 자격증 1~2개 따 놓는 게 좋을 거 같아 컴퓨터 자격증도 따려고 공부도 하고, 커피 관련 자격증도 따려고 했는데 그게 군대에서 도움이 되었다(웃음)”고 덧붙였다.
양재혁은 “복무할 때 매일 1시간 30분 정도 체력 단련 시간이 있다. 그 때 땀복을 입고 살을 빼려고 운동하고, 저녁에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했다. 제대 시간이 다가올 때는 식단 조절까지 하면서 몸을 만들었는데 복귀하니까 완전히 다르더라”며 “코트에서 하는 훈련 자체가 안 맞았다. 강혁 감독님께서 지난 시즌 D리그 선수들 훈련을 맡았는데 그 때 이번 시즌(2022~2023)에는 적응하는데 중점을 두고, 돌아오는 오프 시즌에 죽기 살기로 이 악물고 해보라고 하셔서 그렇게 준비했다. 지금은 그 때보다 확실히 몸이 좋아졌고, 이번 시즌은 제 나름대로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고 했다.
출전 기회를 얻으려면 팀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양재혁은 “전자랜드 시절부터 경기를 간혹 뛸 때 수비와 리바운드 등 블루워커 역할을 했기에 그걸 내 장점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준비한다. 외곽슛도 내가 약했는데 더 보완하려고 한다”고 했다.
양재혁은 이번 시즌 목표를 묻자 “나를 많이 보여주고 싶다. 군대 있을 때 농구 코트가 많이 그리웠다. 그리움 속에서 컵대회와 D리그, 정규리그 경기를 찾아보면서 정말 많이 뛰고 싶었고, 마음을 다잡아서 제대로 하고 싶었다”며 “제대 후에도 복귀하니까 그 동안 내가 얼마나 자만하고, 내 위치에 안 맞게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열심히 준비해서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려고 한다. 군대 가기 전에도 인터뷰를 많이 한 건 아니지만, 기자님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웃음)”고 바랐다.
“코트에서 화려한 돌파를 하고, 볼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나를 아시는 분들은 누구나 내가 어떻게 해야 이 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안다. 발도 더 빨라져야 하고, 리바운드와 속공에 더 참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생각으로 자만을 했다는 건 이 정도 열심히 했는데 안 되는구나라며 아예 포기를 했었다. 돌이켜 봤을 때 정말 노력을 한 게 아니라 보여주기식의 노력을 했다. 지금은 내 스스로 후회 없이 노력을 하려고 한다.
조상열 형, 박봉진 형, 임준수 형, 차바위 형 등 위의 형들이 유독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더욱 동기부여를 받아서 열심히 할 수 있다.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조상열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음에도 은퇴 위기를 이겨내고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로 자리잡았다. 임준수와 박봉진은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보다 노력하는 선수로 인정받는다. 양재혁이 이들의 뒤를 따른다면 자신의 바람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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