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갈 곳 잃었다" 누빈운용,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리포트 발간
북미·유럽·아시아 유틸리티 및 인프라 기업이 발행한
투자등급 채권에서 매력적인 기회 포착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그리고 불확실한 금리향방으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현금이 그대로 적체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운용자산규모(AUM) 1조1000억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빈자산운용은 글로벌투자위원회(GIC)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투자 테마와 전망을 담은 분기별 보고서를 10일 발간했다.
이번 GIC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투자 테마 중 하나는 현금으로부터의 점진적인 자산군 전환이었다. 인플레이션 완화와 경제 성장의 둔화로 인해 현금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일부 영역에서 유망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한 안정성과 수익을 모두 고려하는 투자자에게는 지방채를 포함한 광범위한 채권 시장 부문을 합리적인 옵션으로 제시했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누빈자산운용은 주식시장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을 권장하는 동시에 미국 대형주를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꼽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디스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에 대한 회복력을 보인 기술 섹터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견조한 실적 전망, 미국 달러 약세와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라는 순풍이 맞물려 이머징 마켓이 갖는 매력도 더욱 커졌다. 누빈자산운용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은행 부문, 미국 외 대안 투자 및 부동산 투자에 잠재적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오피스 부문에 새로운 기회를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록 오피스 부문이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더라도 그로 인한 파급효과가 투자자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투자자들의 관심이 소매나 주택, 산업이나 대체투자 영역과 같은 오피스 이외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우호적인 밸류에이션과 상대적 수익, 배당금과 대차대조표의 안정성에 힘입은 부동산 투자회사(리츠)를 주목할만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또 누빈자산운용은 공공 인프라 투자에 대해 견고한 펀더멘털과 타당한 밸류에이션을 강조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으며 북미, 유럽, 아시아의 유틸리티(공익사업)와 인프라 기업이 발행한 투자등급 채권에서 매력적인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공부동산 분야에서는 우호적인 밸류에이션이 기대되는 반면, 오피스 부문에서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 인프라 투자섹터는 체질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특성과 친환경 전기시스템 전환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지, 농업, 임야 투자 역시 매력적인 옵션으로 꼽았다. 다만 원자재 분야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환경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강세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시장에 대한 분석도 빼놓지 않았다. 누빈은 경기침체가 확실해지고 금리가 하락한다면 공모시장의 채권부문이 유망한 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현재의 시장상황이 방어적으로 구성된 사모대출 포트폴리오에 유리하기 때문에 특히 완만한 경기침체 상황에서 사모대출시장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봤다. 은행 부문의 경우 산재하는 난관으로 인해 우선주의 등급이 하향 조정되었으나 미국 외 은행이나 기타 발행사에는 투자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사이라 말릭 누빈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계속되는 악재로 인해 주식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선별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방어적인 태세를 갖추길 추천한다”며 “견조한 현금흐름을 갖추고 경기순환에 따른 고수익 섹터에서 기회를 찾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가 명확하게 침체기에 들어서더라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더 나아가서는 경기상승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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