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순천 선거판…총선 후보자들 말·말·말
민주당, 전현직 의원에 새인물 등판…'공천' 관건
국힘, 몸값 키운 천하람…진보당 '현수막 정치'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입지자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중 전남 순천은 선거구 획정에 따라 분구될 가능성이 큰 곳이어서 많은 출마 예정자들이 입성을 노리는 지역 중 하나다.
현재 현역을 포함해 출마가 거론되는 예비후보자들은 모두 8명. 전·현직 국회의원부터 여당 당대표 후보 등이 대거 나서는 가운데, 이들의 전략은 무엇인지 직접 들어봤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여순사건 특별법, 전남권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특별법 발의 등 지역 숙원 해결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국회 법사위 민주당 간사를 맡아 입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 공천 후유증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소 의원 측은 "남은 기간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데 집중하려고 한다"며 "특히 신대지구를 포함하는 선거구 획정 정상화를 이루는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 맞설 민주당 경선 상대로는 김문수 민주당 이재명 대표 특보, 서갑원 전 국회의원, 손훈모 변호사, 허석 전 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친문의 '새 얼굴'을 꼽히는 조용우 청와대 전 국정기록비서관도 물망에 올랐다.
재선 서울시의원 출신인 김 특보는 '머슴' 이미지를 내세우며 지역 행사와 마을 전역을 순회하고 있다. 김 특보는 서울 성북구청장 수행비서부터 비서실장, 시의원까지 행정과 정치를 두루 거친 자신을 가리켜 '현장 골목형 정치인'이라 강조했다.
지난 7일 비가 많이 내린 순천 아랫장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서명 운동을 벌였다는 김 특보는 "이름이 좋아서 그런지 시민들이 인식을 빨리 해주시는 것 같다"며 "남은 기간 성실하게 발로 뛰면서 머슴이 해야할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친노 인사로 분류되는 서갑원 전 의원은 순천에서 국회의원 재선을 역임했다. 덕분에 대중적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당시 순천시장과 극심한 대립각을 세운 적이 있어 차후에도 갈등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현재는 대한전기협회 상근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서 전 의원은 "주말이면 순천에 내려와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론을 청취하고 있다"며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가지고 지역에서 협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출마 의지를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허석 전 순천시장은 시민과의 소통 공간인 '북새통'을 열고 적극 행보에 나섰다. 시장을 역임하며 쌓은 인지도는 그의 강점이다. 그러나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 법원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아 민주당 경선 출마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허 전 시장은 "총선 출마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또한 시민들에 실망 시키지 않도록 재판 또한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은 그는 정유재란 역사 기행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손훈모 변호사도 총선 출마에 본격 나섰다. 지난 두 차례 순천 시장선거에 출마하며 얼굴을 알리는 동시에 조직력을 다졌다. 최근에는 순천시 차세대 공공자원화 시설 입지 선정을 놓고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 입장을 밝혔는데, 이를 두고 총선을 염두한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권리당원 모으는데 집중한다는 손 변호사는 "순천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는 게 정치를 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며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비판은 유불리를 떠난 시민의 생명권이 달린 문제로 지적한 것으로 봐주시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문으로 알려진 순천 출신 조용우 전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는 청와대 참모진 이른바 '문지기' 중 대표적인 한 명이다. 그러나 다른 후보에 비해 지역 내 낮은 인지도는 단점으로 꼽힌다. 조 전 비서관은 '새 정치'를 전략 삼아 중견 정치인 틈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조 전 비서관은 "순천은 정치 변화가 필요한 지형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주중 대부분은 순천에서 보내며 일부러 대중교통 이용, 시민들을 만나며 민심을 파악하고, 얼굴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본선에서 민주당과 겨룰 국민의힘 후보들의 선전도 만만치 않다. 전남 순천은 이정현 전 국회의원이 보수 여당 후보로 출마해 호남에서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던 지역이다. 이정현 전 의원에 대한 지역 내 우호적 평가에 힘입어 국민의힘은 '인물론'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재출마가 예상됐던 이 전 국회의원이 천하람 순천갑 위원장에게 선거구를 양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천 위원장의 출마는 유력해진 상황이다. 대구 출신임에도 순천에 정치적 입지를 둔 천 위원장은 올해 3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게 됐다.
천 위원장은 "확실히 당 대표 출마 이후 지역 내에서 인지도도 올라갔다"며 "상대적으로 열세인 당에 대한 인지도를 '인물론'으로 승부할 자신이 있다"고 자부했다.
진보당에선 일찌감치 이성수 도당위원장을 후보로 정하고 '현수막 정치'를 통해 당의 선명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게 위해 지난 3일부터 2박 3일간 당내 인사들과 도쿄 원정에 나서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현수막에 현 정세와 시민들의 목소리를 집약적으로 잘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8개월째 웃장과 아랫장 등 전통시장에서 차봉사를 하는 등 시민들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활동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사진은 예비후보자들이 원하는 최근 활동사진을 받아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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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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