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가죽시트에 사탕수수 천장… 난 채식주의車[자동차]

장병철 기자 2023. 7. 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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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인테리어 입은 車
현대車, 씨앗오일로 가죽 염색
핸들엔 바이오 페인트 등 사용
기아, 도어트림에 페트병 활용
메르세데스벤츠 케이블 덕트는
기저귀 등 쓰레기서 소재 재활용
BMW, 희토류 안 쓴 모터 장착

차량 인테리어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친환경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 소재와 공법을 적용한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비건 가죽’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원단 등 친환경 내장재를 적용한 신차 모델 비율을 한층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아이오닉5의 도어와 대시보드, 천장과 바닥에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소재인 ‘바이오 플라스틱 스킨’이 적용됐다. 시트의 가죽염색 공정에는 아마 씨앗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이 쓰였다. 핸들과 각종 스위치에도 유채꽃·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을 활용한 바이오 페인트가 사용됐다.

바이오 오일 성분 페인트를 사용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의 도어 트림. 현대자동차 제공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 차량에도 친환경 내장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G80 전기차의 시트와 콘솔, 2열 팔걸이에 천연염료를 사용한 가죽을 적용했다. G80 전기차 모델의 콘솔, 2열 팔걸이, 도어 등에도 가구 제작 공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나무 조각을 재활용한 친환경 원목 장식 ‘포지드 우드’를 사용했다.

기아도 친환경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기아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담아 출시할 신차에 △가죽 소재 사용 단계적 축소 △지속 가능한 ‘10가지 필수 소재’ 사용 △자연적인 소재 개발을 위한 선행적 연구 등 ‘3단계 지속 가능한 디자인 전략’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친환경 대응 전략을 집약한 대형 전기 SUV ‘더 기아 EV9’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EV9의 바닥재는 바다를 오염시키는 폐어망을 재활용해 만들었고, 시트와 도어 트림 등에는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생한 원단을 적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EV9 1대당 70개 이상의 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가 사용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자연적인 소재 개발을 위한 선행 연구를 통해 바이오 소재 사용 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식물을 기반으로 한 재료를 신차에 도입하고 자연을 본뜬 혁신적인 기술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환경을 위한 설계(Design for Environment)’라는 목표 아래, 지속 가능한 신소재 발굴에 힘쓰고 있다.

브랜드 최초의 럭셔리 전기 세단 ‘EQS’에는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와 혼합 플라스틱, 아기 기저귀 등과 같이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로 만든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인 ‘UBQ™’로 만든 케이블 덕트가 적용됐다. 바닥 덮개에는 카펫과 낚시 그물을 재활용한 나일론 원사 에코닐을 사용했다. 보닛 내부의 알루미늄 소재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돼 비영리 인증 기관 ‘ASI(Aluminum Stewardship Initiative)’의 인증을 받기도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벤츠 관계자는 “EQS에 사용된 부품 중 80㎏ 이상이 재활용 또는 재생 가능한 원료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삼림관리협의회의 인증을 받은 목재를 사용한 BMW ‘iX’의 센터 콘솔. BMW 제공

BMW는 재활용 강철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2차 원자재의 사용 비율을 확대하는 한편, 천연 원자재나 바이오 소재를 기반으로 한 대체 소재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BMW코리아가 지난해 11월 국내에 공식 출시한 플래그십 순수전기 모델 iX는 개발 단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순환 경제’의 원칙과 엄격한 환경 및 사회적 기준이 적용됐다. 전기모터는 원자재 채굴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희토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제작됐다. 알루미늄 역시 태양광 발전소에서 수급한 전력을 통해 생산된 것만 공급받는다.

내외장재 역시 엄격한 원자재 생산 및 가공 방식이 적용됐다. 센터 콘솔에는 국제삼림관리협의회(FSC)의 인증을 받은 목재를 사용했다. 시트에는 일반적인 크롬 태닝이 아닌, 올리브 기름 채취 과정에서 버려지는 올리브 잎을 사용한 ‘베지터블 태닝 가죽’을 활용했다.

BMW 관계자는 “친환경과 순환경제 원칙,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앞으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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