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현수막’ 규제 나선 광주시…상위법 충돌?

[KBS 광주] [앵커]

지난해 정당 현수막을 쉽게 걸 수 있도록 하는 법이 생기면서 거리 곳곳에서 현수막이 눈에 자주 띄는데요.

위험하고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광주시가 사실상 도로 주변에 현수막을 걸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상위법과 충돌할 소지가 있어 실제 적용 여부는 지켜봐야 합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로 주변에 여럿 설치된 현수막.

저마다 한쪽에 정당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횡단보도마다 정당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지난해 정당 현수막을 신고 없이도 걸 수 있도록 법이 바뀌면서 생겨난 변화입니다.

정당 활동을 독려하자는 취지인데,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공평순/광주시 광천동 : "일반 시민들은 솔직히 얼마나 읽어본 사람이 있는지…. 시계(시야)가 가려서 차량이라든지 좀 불편해요."]

이에 광주시가 정당 현수막 규제 조례안을 내놨습니다.

횡단보도와 버스정류장 30미터 안에 현수막을 못 걸게 했고, 신호기, 가로등, 가로수에 연결하는 방식도 금지했습니다.

5.18 폄훼, 개인 비방 금지 등의 내용 규제도 있습니다.

각 정당이 걸 수 있는 현수막의 개수를 동별로 4개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도 조례에 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도로변에 지금처럼 현수막을 걸 수 없습니다.

[박금화/광주시 건축경관과장 : "대부분 시인성이 좋은 교차로 사거리나 통행이 방해되는…. 조례가 시행이 되면 사실 그런 현수막은 거의 설치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문제는 이 조례가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과 충돌한다는 겁니다.

법에는 현수막의 개수나 설치 규격 등을 시행령이나 조례에 위임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광주시 조례안과 유사한 인천시 조례가 지난달 시행되자, 행정안전부는 무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광주시 조례안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입법 예고 기간인 만큼 상위법과의 충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수 정당의 반발도 나옵니다.

[문정은/정의당 광주시당 위원장 : "(현재 정당법은) 정책을 일상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제한이 너무 많기 때문에 사실 지금처럼 궁여지책 같은 방법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한계를…."]

광주시는 19일까지 조례안에 대한 의견을 받은 뒤 다음달 조례 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양창희 기자 (shar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