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가격발견 기능 제고됐을까
변동폭 확대만큼 투자위험도 유의해야
신규 상장종목의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 확대 조치가 제도 시행 초기 가격발견 기능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장한 종목 모두 거래초반 주가가 급등했으나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적정 가격을 탐색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격제한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된 만큼 일반 투자자들의 부담감도 커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적정 가격에 대한 판단을 빠르게 하지 못하면 이전보다 큰 폭의 투자 손실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급등 후 조정…같은 흐름 보인 공모주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상장한 이노시뮬레이션은 상장 첫날 장 초반 공모가(1만5000원) 대비 3배 상승한 4만5000원까지 치솟았으나 금세 조정받으며 3만25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장 마감 직전 소폭 반등하며 첫날 종가 3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장 다음날인 7일에는 전날 종가보다 7.4% 추가 하락한 3만2400원에 마감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26일부터 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를 적용한 이후 이노시뮬레이션처럼 상장일 장 초반 급등 후 조정 사례가 연이어 나타난다. 지난달 26일 이후 상장한 시큐센, 오픈놀, 알멕 모두 같은 흐름이었다.
지난달 29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시큐센은 상장일 공모가(3000원) 대비 205% 오른 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공모가의 3배인 9000원까지 급등한 후 이내 7000원대로 하락했고, 이후 등락을 거듭했다. 상장 다음날부터 6거래일간 추가로 조정을 받으며 7일 종가는 571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상장한 오픈놀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상장일 초반 공모가(1만원)의 3배가 넘는 3만950원까지 치솟았다가 조정받으며 종가 1만5750원을 기록했다. 이후 2거래일 연속 상승·하락을 거듭하면서 7일 종가 1만4890원까지 내려왔다.
오픈놀과 같은날 상장한 알멕(공모가 5만원)은 상장 첫날 거래 개시후 가격제한폭 최대치인 20만원에 근접한 18만원까지 상승했으나 조정받으면서 9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5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보이며 7일 13만7400원으로 마감했다.
스팩(SPAC)주를 제외한 공모주들이 상장일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도 변경 취지에 맞게 신속하게 적정 가격이 정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주가 '따상'하면 며칠간 매수·매도가 연장돼 시장의 혼란을 줄 수 있어 하루에 거래를 흡수하기 위해 가격제한폭을 확대한 것"이라며 "제도 변경 이전에는 2~3 거래일간 이뤄졌던 거래가 하루 만에 이뤄지고 있어 현재까지는 신속한 가격발견 기능 제고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반영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모주 상장 초기에는 기업가치보다 수급과 시장 상황 영향을 많이 받는데 가격제한폭 확대 후 시장의 관심이 커지며 장 초반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종목별로 선별작업이 이뤄지며 공모가보다 하락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입 초기 장점 부각…커진 투자 위험도 유의해야
일각에서는 제도 변경 초기에 장점이 많이 부각되고 있으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변동 폭이 커진 만큼 투자 위험도 커져 시장 흐름을 잘못 읽을 경우 더 많은 손실을 부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신규 상장종목의 상장 첫날 개장 전 30분 동안 호가를 접수해 공모가의 90~200% 수준에서 시초가를 결정해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일반 종목처럼 상·하한가(±30%)를 적용했다.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가 아닌 상장이후 주식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시초가에 매수한 뒤 주가가 급락하면 하한가인 30%까지만 손실이 제한된다.
그러나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상장한 종목은 장 초반 주가가 고점을 찍었을때 매수했다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예를들어 알멕의 상장일 최고가였던 18만원에 매수한 투자자라면, 상장일 종가 9만9500원과 비교해 약 50%의 손실을 봤을 수도 있다. 상장 후 알멕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현재 주가도 여전히 13만7400원(7일 종가)으로 손실 구간인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따상을 기록하면 매매가 제한되는 단점도 있었지만 투자자에게 투자 판단의 여유를 주는 장점도 있었다"며 "현재처럼 변동폭이 커진 상황에서는 적정 가격에 대한 판단을 빠르게 해야 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부담도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버거 옆에 만두가…위기의 롯데리아 "그럴 만두…"
- '위기설' 몸살 앓는 새마을금고…괜찮다는 중앙회
- [단독]SKB, 1만km 해저케이블 내년 완공…인재영입 '속도'
- 전기차 배터리 성장에 'K-분리막'도 뜬다
- 조선3사, 상반기 성적표 보니…'HD한국조선해양 싹쓸이'
- [르포]"먹태깡 언제 와" 편의점마다 아우성…미소 짓는 농심
- '에코프로' 최고가 행진속 'SK이노' 올라서나
- 국토부, GS건설 1천여곳 재점검…업계, 불신 번질라 대응 분주
- [공시줍줍]두 달 새 자사주 처분 6번 한 '애경케미칼', 왜?
- LS그룹 역량 결집한 '전기차 충전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