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 나토 가입하려면 전쟁 끝내야···‘이스라엘 식 안전 보장’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은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러시아와 전쟁을 끝내지 않고서는 가입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스라엘 식 안전 보장’을 우크라이나에 제안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쟁이 한창인 지금 나토 회원국으로 편입할지에 대해 나토 내 만장일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토 가입을 위해선 31개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투표를 요구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며 “민주화와 일부 다른 이슈 등 충족해야 할 다른 필요 조건들이 있다”고도 밝혔다.
나토는 한 국가가 공격을 받으면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하는 집단방위체제를 운영한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이는 나토와 러시아가 직접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가입의 대안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것과 같은 식의 안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휴전이나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전제로 이스라엘 식 안보 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 식 안보 보장’에 대해 “미국이 다른 동맹, 파트너와 함께 다자의 틀 안에서 우크라이나와 장기적인 안보 보장을 협상한다는 개념”이라며 이는 미국이 “다양한 형태의 군사 지원, 첩보·정보 공유, 사이버 지원, 다른 형태의 물자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지원 조건과 기간 등 안보 보장의 구체적인 내용을 우크라이나와 협상해야 할 것이며 이 모든 것을 의회와 긴밀히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나토 가입 의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해온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면 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A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세계에서 자리를 잡았다. 우크라이나가 인간의 가치, 인권,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진정으로 싸우는 나라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나토 국가들의 소중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우린 EU 회원국이 되기 위해 법적 틀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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