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지하 가구 지상층 이주에 월세·보증금 중복 지원하기로…높은 주거비 고려
반지하 주택 거주자가 지상층으로 이사할 때 월세와 보증금 지원을 동시에 받을 수 있게 됐다. 임대주택 매입 기준 완화로 다가구·다세대 주택에서 반지하만 사들일 수 있게 돼 매입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반지하 거주 가구 지원을 이 같이 변경하기로 국토교통부와 협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지금까지 서울 시내에서 반지하에 살다가 지상층으로 이주할 때는 월 20만원 특정바우처만 최장 2년간 지원됐으나 앞으로는 최대 5000만원 보증금도 무이자 지원받을 수 있다. 국토부가 재해 우려가 있는 반지하·쪽방·고시원 등에 거주 중인 무주택 세입자가 지상층으로 이사할 때 최장 10년간 보증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활용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보다 주거비가 높은 점을 고려해 바우처 혹은 전세자금 대출만으로는 지상층 이주와 정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전·월세 전환율을 약 4.5%로 가정하면 중복 지원으로 월세 약 40만원을 지원을 받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국민·NH농협·신한·하나은행에서 국토부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하고, 이주 완료 후 동주민센터에서 반지하 특정바우처를 신청하면 된다. 이주 지원과 관련한 세부기준은 서울주거포털과 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서울 25개 자치구 주거안심종합센터(02-2135-5690)에서 상담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두 기관의 협력으로 반지하 가구를 임대주택으로 단독 매입하는 방식도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국토부 훈령 업무처리지침에 따라 다가구는 1개동 단위로, 다세대는 전체 가구 가운데 반지하를 포함한 절반을 매입해야 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6121522001
서울시는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이후 ‘반지하 퇴출’을 수해 대책으로 내놨으나 1년간 실적은 지지부진했다. 시내 반지하 주택 23만7000가구 거주자 중 지상층 이주는 임대주택 입주와 바우처 지원으로 이사한 경우를 모두 합쳐도 1%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반지하 주택 매입은 목표치의 3%에도 못 미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제도 개선을 통해 높은 주거비로 지상층 이주가 부담됐던 반지하 거주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이사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며 “반지하 주택 매입 기준도 완화돼 앞으로 매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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