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달러가 부족한데…" 통화스와프의 모든 것

윤정희 기자 2023. 7. 1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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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pedia
각국 중앙은행 간 화폐 교환
교역에 필요한 달러 조달
수요 충족할 만큼 공급 확보
외화 부족 방지·환율 안정화
자산 시장 리스크 축소 역할
[사진 | 뉴시스, 자료 | 한국은행·기획재정부]

스와프(swap)는 '서로 가진 것을 교환한다'는 뜻의 단어다. 통화스와프란 말 그대로 거래 당사자끼리 '돈'을 바꾼다는 의미다. 통화스와프 거래를 주도하는 건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다. 이들엔 자국 통화를 발행할 권한(발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통화스와프의 원리는 간단하다. 만약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서 급하게 달러가 필요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달러를 모아둔 저금통이라고 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에서 필요한 돈을 꺼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에 들어있는 돈이 급전을 쓸 만큼 충분하지 않다면, 달러를 많이 가진 누군가에게 돈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고민 끝에 캐나다 중앙은행에서 달러를 조달하기로 한다.

"저기, 우리가 지금 달러가 부족해서 그런데 돈 좀 빌려줄 수 있을까? 대신 한국 원화를 담보로 맡기고, 빌린 달러는 몇년 뒤에 이자까지 조금 쳐서 다시 돌려줄게." 이때 캐나다 중앙은행에서 "OK" 하면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한국은행에 달러를 내주는 대신 원화를 받으니, 화폐 간 교환(스와프)이 성사된 셈이다.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이유는 다양하다. 원화와 맞교환해 외화를 넉넉히 쌓아두면 해외 교역국과 거래하거나 부채를 갚아야 할 때 달러가 부족한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통화스와프로 환율 안정화를 꾀할 수도 있다.

가령, 지금처럼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상황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자금을 빼 미국 시장에 투자할 공산이 크다. 외국인들이 너도나도 "투자금을 돌려 달라"고 외치면 그만큼 달러 수요는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달러가 충분하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수요는 많고 공급은 부족하니 달러의 가격은 비싸진다. 달러를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원화의 액수, 환율이 높아지는 거다.

지난 6월 한국과 일본은 8년 만에 통화스와프를 복원하기로 결정했다.[사진=연합뉴스]

높은 환율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악재다. 미국에 사는 마이클이 한국 주식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마이클은 A회사의 주식을 1000원어치 갖고 있다.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이던 시절 매수해둔 것이었다.

그런데 주가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환율만 2000원으로 두배 상승했다. 이 경우 마이클은 손해를 입는다. 예전엔 주식을 판 돈 1000원을 환전하면 1달러를 받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0.5달러밖에 받지 못해서다.

환율이 오르면 오를수록 손실이 커지니 마이클은 한국 주식 시장에서 돈을 빼려 들 거다. 이는 또다시 달러 수요 증가→환율 상승→투자 손해→자금 유출이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니 주식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것이다. 악재가 또다른 악재를 낳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이런 자금 유출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달러 수요가 아무리 늘어도 공급이 뒷받침되니 환율이 급등하는 일은 피할 수 있다. 주식 시장에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묶어둘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통화스와프는 국가경제 전반의 안정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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