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구찌 경복궁 패션쇼' 같은 문화유산 활용 시도 계속"

김예나 2023. 7.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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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응천 문화재청장이 명품 브랜드 구찌가 최근 경복궁에서 연 패션쇼와 같이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사무동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문화유산을 활용하는 적극적인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문화재청을 이끌고 있다.

-- 지난해 문화재청이 청와대를 임시 관리·운영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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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응천 청장 인터뷰…"靑 개방 첫 해, 보존관리 중점 두고 운영"
"'풍납토성' 관련 일방적 요구·소모적 소송 제기 바람직하지 않아"
인터뷰하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사무동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7.10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명품 브랜드 구찌가 최근 경복궁에서 연 패션쇼와 같이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사무동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문화유산을 활용하는 적극적인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화유산 분야에서 국민 불편을 야기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줄여나가겠다면서도 서울 풍납토성, 김포 장릉 아파트 등 주요 현안에 있어서는 보존·관리의 원칙을 강조했다.

또, 전국 65개 사찰이 입장객에게 받던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를 면제한 것과 관련해서는 "문화복지 실현에 도움이 된다"며 향후 예산 지원·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최 청장과의 일문일답.

질문 답하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사무동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7.10 jieunlee@yna.co.kr

--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문화재청을 이끌고 있다. 지난 1년을 평가하자면 어떤가.

▲ 취임 후 1년은 전문가 중심의 업무 추진 방식을 벗어나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행정을 펼치고자 노력한 시간이었다고 본다. 점수로 매기자면 문화재청은 98점, 청장으로서는 97점을 주고 싶다. 국정과제인 국가유산 관련 법안 의결을 9개월 만에 국회에서 통과시킨 게 취임 후 가장 큰 보람이다.

-- 과거 문화재청과 달라진 점을 하나만 꼽아달라.

▲ 문화유산 관련 규제를 꾸준히 개혁하려 한 점은 새로운 시도이자 큰 변화라고 판단한다. 보존·관리를 위한 원칙은 지키면서도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불필요한 규제는 풀려고 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개청 이후 처음으로 규제 혁신 분야에서 정부 포상을 받았다.

-- 지난해 문화재청이 청와대를 임시 관리·운영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 청와대가 74년 만에 국민에 개방된 직후여서 많은 언론과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작년은 청와대가 개방된 첫해이기에 적극적인 활용보다는 체계적인 개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 시설물과 수목을 훼손 없이 보존 관리하는 데 방점을 두고 운영했다.

청와대 본관 상공에서 바라본 대정원과 도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청와대 권역에서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토기 등 유구가 나오기도 했는데 향후 조사 계획은 어떤가.

▲ 지난해 청와대 권역 내 건축물, 식생 등의 연혁과 규모, 변화 과정을 한 차례 조사한 바 있다. 관련 업무가 이관돼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와대 보존과 활용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요청이 있을 경우 후속 조사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 문화유산 분야에서 여러 현안이 있다. 특히 서울 풍납토성 보존·관리 문제를 둘러싸고 관할 지자체인 송파구와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 문화재청의 입장은.

▲ 문화유산 보존에 따른 규제는 헌법과 법률에 따른 조치다. 일부에서 '문화재 독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점은 유감이다. 수용하기 어려운 일방적인 전면 규제 해제를 요구하거나 소모적인 소송 제기로 대립하는 것은 주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성백제의 유적 풍납토성 [연합뉴스 자료사진]

-- 풍납토성의 문화재적 가치와 의미는 무엇인가.

▲ 풍납토성은 우리 민족의 문화적 자산이자 우리나라 고대사를 밝혀 줄 중요한 사료다. 그러나 현재 극히 일부분인 13%만 조사가 이뤄진 상태로 향후 핵심 지구에 대한 토지 매입이 완료돼 조사가 진행된다면 역사적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 왕릉' 중 한 곳인 김포 장릉(章陵) 인근에 건설된 고층 아파트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2심 재판 중인데 어떤 입장인가.

▲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김포 장릉의 경관을 훼손한 건설사 행위는 위법이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건설사의 행위가 김포 장릉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가 아니라는 1심 판결 결과를 납득할 수 없어 항소한 상태다.

김포 장릉과 아파트 단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어떤 대응을 계획 중인가.

▲ 유네스코에서도 조선 왕릉의 보존 관련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고, 요청에 따라 보존 상태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비슷한 사건이 지속해서 발생한다면 세계유산 지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관련법을 개정해 유산영향평가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 2018년 시작한 광화문 월대 복원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올해 10월 관련 공사를 마치고 국민에 공개할 예정인데, 월대 복원의 의미는 무엇인가.

▲ 월대는 광화문이라는 단일 건축물의 구성 요소로, 월대를 복원하는 것은 고유의 역사성을 회복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광화문은 특히 조선 법궁인 경복궁의 얼굴이자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중심이다. 새롭게 완성된 광화문은 K-관광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광화문 월대 규모와 변화 과정 공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5일 오전 문화재청이 광화문 월대 발굴조사에 대한 성과와 향후 복원 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월대는 궁궐의 중심 건물인 정전(正殿) 등 주요 건물에 설치한 넓은 대(臺)를 뜻한다. 2023.4.25 mjkang@yna.co.kr

-- 광화문 현판 역시 중요한 관심사다. 현판을 새로 만드는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 현재 현판 틀 제작, 각자(刻字·글자를 새김) 작업을 마쳤고 단청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검정 바탕에 금색 글자를 채운 새로운 광화문 현판을 10월쯤 마무리하고 공개할 예정이다. (경복궁이 중건된) 1865년 당시 모습과 가장 가깝게 복원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 지난 5월부터 전국 65개 사찰이 입장객에게 받던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를 면제하고 있다. 그에 따른 변화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 관람료 폐지에 따라 실제 관람객 증가가 확인되고 있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다 많은 국민이 관람료 부담 없이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다면 보편적 문화복지 실현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문화재 관람료 면제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문화재 관람료 면제 시행 첫날인 4일 국립공원 설악산 입구 신흥사 일주문에 조계종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3.5.4 momo@yna.co.kr

-- 향후 예산이 지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 올해 지원 규모는 지난 3년간의 유료 관람객 수 및 수입을 기준으로 산정할 예정이다. 소중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문화유산의 보존·관리와 안전한 관람 환경 개선을 위해 온전히 사용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점검하고 철저하게 관리토록 하겠다.

-- 현행 '문화재' 체제에서 '국가유산'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달라.

▲ 과거의 분류 체계는 자연물과 사람도 '문화재'로 표현하고 있어 개념적으로도 맞지 않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협약의 자연유산을 포괄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국가유산 정책 방향에 대한 미래 비전을 수립해 연말께 선포할 예정이다.

구찌 2024 크루즈 패션쇼, 근정전 앞마당을 런웨이로 (서울=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2024 크루즈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 경복궁의 중심 건물인 근정전은 조선시대 국가 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던 곳이다. 현존하는 국내 최대 목조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국보로 지정돼 있다. 2023.5.16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 국가유산 체제를 간단히 설명한다면.

▲ 국보, 보물 등 유형 문화유산의 보존에 중점을 둔 체계에서 벗어나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 등을 통합적으로 보존하는 체계로 전환할 예정이다. 근현대 유산과 매장유산, 기록유산을 포함한 국가유산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선진 모델이다.

-- 향후 문화유산 정책 방향은 어떠한가.

▲ 국가유산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정착하고 발전시켜 우리나라가 향후 국가유산 관리 체계를 선도하는 대표 국가이자 국제적인 '롤 모델'이 되는데 기여하는 기관이 되고 싶다. 문화유산 활용 부분에서는 구찌의 경복궁 패션쇼와 같은 적극적인 시도도 계속할 예정이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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