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 나토 가입 준비 안돼”… 전쟁 중 나토 가입 선긋기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에 나토와 우크라이나를 써붙인 간판이 달려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종전 이후에나 추진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를 두고 우크라이나가 아직 가입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와의 전쟁이 끝난 이후에 유럽연합(EU)과 나토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녹화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쟁이 한창인 지금 나토 회원국으로 편입할지에 대해 나토 내 만장일치 의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투표를 요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민주화와 일부 다른 이슈 등 충족해야 할 다른 필요 조건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자격을 갖추기 위한 합리적인 길을 우리가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유럽으로 향하기 직전에 공개됐으며, 이번 회의에서 스웨덴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나토 가입 장벽을 완화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우크라이나는 같은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나는 그 기준을 더 쉽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방송에서 나토 회원국은 서로를 방어할 책임이 있는데,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는 것은 나토가 러시아와 직접적인 전쟁을 벌이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전쟁이 끝난 후 EU와 나토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린 이미 세계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제 존중을 받는 나라가 됐고, 인간의 가치·인권·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진정으로 싸우는 나라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난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나토 국가들의 소중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우린 EU 회원국이 되기 위해 법적 틀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난 이처럼 잠재력을 가진 나라가 단결에 중요하다고 보며,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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