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폰 번호 따는 경기도지사, 김동연
개인 번호 교환…외교계 이례적
도 "환담 통해 신뢰‧공감대 형성"
"인도 진출 기업 긍정적 영향 기대"
김 지사 "'글로벌 네트워크' 더 커져"
"'좋은 친구' 만드는 즐거움"
"과거 경제부총리 시절, 첫 파트너는 인도였습니다. 아룬 제이틀리 인도 재무장관과는 휴대전화 번호를 나누고 수시로 연락할 만큼 각별한 사이였습니다."
인도를 순방중이던 지난 3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인도 경제단체 대표 및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김 지사-고얄 인도 장관, 서로 개인 전화번호 교환
사실 고얄 장관에게 김 지사는 '카운트파트'가 아니다. 만나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김 지사의 이력은 두 사람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경제로 이끌었다.
당시 배석했던 경기도 관계자는 "전 정권이긴 하지만, 지사가 (한국의) 경제를 총괄했던 사람이니까 조언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며 "예정된 시간을 넘겨 한 시간 이상 이어진 환담을 통해 두 사람은 한 층 더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두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 교환'은 그 이해의 결과물이었다.
김 지사-고얄 장관 핫라인…인도 진출 기업에 긍정적
시드니 총영사를 지낸 홍상우 경기도국제관계대사는 "고위 인사들이 면담 후에 번호를 교환하는 것은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개인적 호감의 표시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회담이 끝난 뒤에 번호를 교환한다. 처음부터 교환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두 사람이 회담 과정에서 어느 정도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경기도는 김 지사와 고얄 장관간 핫라인 연결이 경기도내 기업들의 인도 진출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대 인도 관련 사업들 대부분이 고얄 장관의 상공부 소관이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이번 순방에서 점검한 인도국제전시컨벤션센터(IICC)와 경기도 비즈니스 센터(GBC) 모두 상공부의 긴밀한 협조가 절대적이다.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IICC는 킨텍스의 2.5배 규모로 중국을 제외하면 아시아 최대 전시컨벤션 센터다. 경기도 전시운영사인 킨텍스가 이미 20년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GBC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 지역에 오는 10월 개소할 예정이다. 경기도 내 중소기업의 수출 마케팅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인도가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 활동을 하기에 리스크가 큰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관료 사회의 영향이 큰 인도의 경우 불합리한 규제들이 많은데 지사와 장관의 관계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인도에 이어 방문한 태국에서도 찻찻 싯티판(Chadchart Sittipunt) 방콕 시장과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서로 교환했다.
두 사람 역시 정부 관료 출신의 야권 최대 지자체장, 미국 유학 등의 공통점을 공유했다. 찻찻 싯티판 시장은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전직 외교부 고위 간부는 "(번호 교환은) 비유하자면 각국 정상간, 당국간 직통 핫라인이 작동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며 "수시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애로 사항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계통을 밟아 올라가는 것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이번 인도‧태국 순방 성과로 "경기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해 뛰었다"고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폰 번호 교환…'좋은 친구들'과 직접 소통하고픈 마음
김 지사가 경제부총리 시절인 2018년 3월27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귀국길에 SNS에 올린 글이다. 아르헨티나에서의 G20 재무장관 회의, 베트남과 UAE에서의 연이은 정상회담 등 7박12일간의 경제외교를 마친 뒤였다.
그 사이 멕시코 곤살레스 재무장관은 자기를 '뻬뻬(Pepe)'라 부르라며 친해졌고, 미국 므누신 재무장관과는 즉석 호프미팅을 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UAE 만수르 경제장관은 자신이 운전하는 차에 태우고 두바이 곳곳을 직접 안내해줄 정도로 가까워졌다.
이들 모두가 김 지사가 말하는 '좋은 친구들'이다. 그리고 그는 이들 모두와 전화번호를 공유하는 사이다.
김 지사에게 전화번호 교환은 '좋은 친구들'과 직접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상대에 대한 신뢰이면서 호감의 표시다. 또한 그만의 외교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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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철원 기자 psygo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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