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액티브] 시골에 등장한 콜버스? 선물과 덕담이 오가는 '만남의 광장'
안산시 대부도, '이동케어 똑버스' 최초 도입
30년간 시내버스 운행한 임동수씨 "가장 보람차다"
(안산=연합뉴스) 윤성우 인턴기자 = "대부도 어디든 부르면 갑니다. 손님은 1천450원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안산시 대부도에서 수요응답형(DRT) '똑버스'를 운행하는 버스 기사 임동수(65)씨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임씨는 마을버스를 타기 어려운 지역에서 초등학생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남녀노소의 발이 되어 대부도 곳곳을 누빈다. 그는 "등굣길부터 점심때까진 버스가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고 했다.
지난 6일 오후 3시, 임씨가 운행하는 똑버스에 탑승했다. 일반 시내버스처럼 교통카드 단말기에 1천450원의 요금을 결제하고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좌석 간 간격이 넓고, 중대형 시내버스에 비해 승차감이 편안했다. 기자가 설정한 출발지인 대부관광본부에서 목적지인 대부초등학교까지 소요 시간은 10여분으로, 승용차로 이동하는 시간과 비슷했다.
그는 목적지까지 이동하면서 "이렇게 손님을 태우고 갈 때는 마을 이야기도 하고, 어르신을 부축해 드리며 정겹게 일한다"며 "나중엔 똑버스 단골이 생겨 상추와 포도도 얻어먹곤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똑버스는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등지에서 편리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버스다. 기존 시내버스와 달리 승객 호출로 자유롭게 운행되는 신개념 대중교통이다. 현재 경기도 내 안산, 화성, 김포 등 7곳에서 이용이 가능하며, 오는 8월까지 3곳이 추가돼 10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주민들은 '똑타' 앱에서 버스를 주변 정류장까지 불러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고, 환승할인 요금도 적용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정해진 시간 간격이 없어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대부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버스 정류소에서 만난 박 할머니(63)는 "콜택시처럼 앉아서 버스를 부르면 집 앞까지 오니 무척 편리하다"며 "마을버스를 탔을 때보다 집에서 읍내까지 대략 30분 가까이 일찍 도착한다"고 했다.
중학생 아이를 두고 있는 한모(41)씨는 "집에서 학교까지 태워주는 똑버스가 있어 마음이 훨씬 놓인다"며 "아이도 일반 버스와 달리 멀미도 안 나고 편해서 좋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똑버스에 이어 대부도는 지난 4일부터 '이동케어 똑버스'를 도입했다. 현대 쏠라티를 개조해 만든 이 버스는 계단을 오르지 않고 탑승할 수 있고, 휠체어 고정이 가능해 거동이 불편한 이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앱 이용이 어려운 노인을 위해 전화로 똑버스를 호출할 수 있도록 경로당 21곳에 전화기 설치도 마쳤다.
대부도는 인구 9천221명 중 65세 이상 노인이 3천41명일 정도로 노인 비율이 높다. 안산시는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곳에 살거나 버스 탑승이 어려웠던 이들의 교통 이용 불편함이 해소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의 노인 중 1천여 명이 이동케어 똑버스 서비스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부터 일반 똑버스를 운행했던 임씨는 출범에 맞춰 이동케어 똑버스를 운행하게 됐다. 그는 "30여년간 버스를 몰았지만,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모신다는 뿌듯함에 소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오랜 대기시간, 제한된 서비스 지역은 개선돼야
'똑버스'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는 높지만, 오랜 대기시간은 개선점으로 지적된다. 대부도 내 똑버스 4대가 운행 중이지만 바쁜 시간대엔 호출이 밀려 1시간 넘게 기다리거나, 탑승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실제 기자가 똑버스 이용을 위해 지난 6일 오후 1시께 방아머리 해수욕장에서 대부초등학교를 목적지로 호출하자 58분 뒤에야 탑승이 가능했다.
또한 대부도 바깥으로 나갈 수 없어 이용에 불편함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부도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김모(55)씨는 "대부도엔 큰 병원이 없어 주민들이 시화로 종종 나가곤 한다"며 "똑버스는 대부도 안에서만 운영돼 내륙으로 나갈 땐 처음부터 직행 시내버스를 타는 게 낫다"고 했다.
화성 동탄, 수원 광교, 평택 고덕 등에서 운행되는 똑버스도 반경 5㎞ 내외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실정이다. 일부 소규모 지역만 운행이 가능하고 인근 번화가, 지하철역 등을 목적지로 설정할 수 없어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광역교통정책과 관계자는 "구역이 넓어지면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예산상의 한계가 있다"며 "농림부의 농촌형 교통모델 및 경기도 똑버스 사업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교통소외지역을 줄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du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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