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영, 들꽃 같은 '셀러브리티' [TF인터뷰]
'셀러브리티'로 첫 원톱 주연물 도전…차기작 '오징어 게임2' 확정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박규영의 목표는 "들꽃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디를 봐도 분포해 있는 들꽃처럼 편안하고 좋은 에너지를 풍기고 싶기 때문이다. '스위트홈' '셀러브리티'에 이어 앞으로 공개될 '오징어 게임2'까지. 글로벌 흥행작에 연이어 출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박규영만이 지닌 '편안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셀러브리티'(극본 김이영, 연출 김철규)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서아리(박규영 분)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박규영은 평범한 직장인에서 하루아침에 130만 팔로워의 인플루언서가 된 주인공 서아리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지난 달 30일에 공개된 후 이틀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4위까지 올라서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더팩트>와 만난 박규영은 예상보다 더 좋은 성적에 들뜬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긴장 가득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글로벌 차트에 오르는 건 정말 예상도 못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고 있는데, 스태프들과 선배들의 노고를 보상 받는 기분이라 좋다. 다만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다 보니 긴장도 되고 부담된다"고 밝혔다.
박규영이 꼽은 '셀러브리티'의 인기 요인은 '보는 재미'와 '서스펜스의 몰입감'이다. 그는 "처음 유입 경로는 시각적인 즐거움 때문인 것 같다. 셀럽들의 이야기인 만큼 각 캐릭터들의 스타일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그 후에는 격한 서스펜스가 있는 이야기다 보니 계속해서 보게 되는 것 같다. 실제로도 '보다 보니까 못 끊겠다'는 평이 많더라. 덕분에 순위권에 오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셀러브리티'는 박규영이 데뷔 7년 만에 도전한 원톱 주연물이다. 처음인 데다 12부작 대장정을 이끌어야 했다. 우여곡절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터. 박규영은 "처음에는 부담이 컸다. 경력이 긴 베테랑 배우는 아니지 않나. 하지만 내가 표현한 아리의 감정이 곧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다 보니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끝나고 나니 많은 걸 배운 작품이 됐다.
"포스터에 제 얼굴이 크게 나오는 건 저한테도 신기한 일이고,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해야 한다는 걸 알게 해준 작품이죠. 촬영을 끝내고 나니까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서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게 얼마나 많은 책임감을 요하는 일인지도 배우게 됐고요.(웃음)"
'셀러브리티'는 말 그대로 셀러브리티의 세계를 조명한다. SNS를 통해 신흥 귀족으로 군림하는 인플루언서들,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견제와 암투 등을 서아리라는 인물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우리 일상과 매우 밀접한 소재인 만큼 사전 조사도 중요했다. 박규영은 "작가님께서 워낙 사전 조사를 많이 했고, 배우들도 SNS와 밀접하다 보니 함께 고민하면서 촬영에 임했다"며 "무엇보다 사실적으로 그려져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했다. 시청자들이 볼 때 이질감을 느끼거나 몰입이 힘들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셀럽'들이 등장하는 만큼 작품은 시각적인 재미는 확실했다. 특히 서아리의 스타일링을 위해 제작진은 전담 '헤메스(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팀까지 붙였을 정도다. 그중 '레고'를 연상케하는 서아리의 단발은 박규영이 직접 제안한 것이다. '단발 여신'으로 이미 유명한 박규영이었기에 많이 보여줬던 단발 스타일 대신 긴 머리를 시도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박규영의 생각은 달랐다.
"평범함부터 화려함까지 모두 보여줘야 하는 아리였어요. 그런 아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레고 머리'가 제격이다 싶었죠. 사실 처음에는 의견이 분분했는데 지금 보니 꽤 괜찮은 선택이지 않았나 싶어요. 대신 관리하는 게 진짜 힘들었어요. 10일에 한 번씩은 머리카락을 잘라야 했어요.(웃음)"
박규영이 생각하는 작품의 주된 메시지는 SNS의 명과 암을 조명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는 작품을 보고 느끼는 시청자들마다 다를 수 있다고도 여겼다.
특히 SNS의 명과 암은 연예인으로서도 공감되는 지점이었다. 박규영은 "나도 연기자인지라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에 어떤 입장을 취하기가 어렵더라. 다만 '셀러브리티'라는 것 자체가 다양한 태도를 보여준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 촬영장에 나가지 않은 이상 집에만 있다 보니 아리의 화려한 생활에 공감이 되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어딜 나가도 보는 눈이 많은 아리의 생활 반경 같은 것들은 이해되기도 했죠. 악플 받는 장면을 연기할 때는, 저는 그렇게 많이 받아본 적은 없지만 공감이 되고 몰입이 저절로 되기도 했어요."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캐스팅되며 또다시 넷플릭스와 함께하게 된 박규영이다. 전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이름을 알릴 기회를 얻은 박규영이건만 목표는 다소 담백했다. 그는 "들꽃 같은 사람이 되고 싶더라. 장미보면 진짜 화려하고 좋은데, 한 번 보고 계속 눈길이 가진 않지 않나. 들꽃처럼 단번에 눈길이 가진 않아도 보다 보면 계속 보게 되고 편안하게 즐기다 향기도 한번 맡게 되고. 들꽃처럼 잔잔하지만 어디에도 분포해 있는 에너지를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편안하면서도 긍정적이고 좋은 에너지를 풍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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