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 논란 심화…여당 "가짜뉴스" 프레임 통할까
야당의 정부 거짓 해명 의혹에 실현 가능성도 낮아
민주당, 진실 규명과 원안 추진 공세에 효과 미지수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부 연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라는 의혹이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이후 더 확산되는 양상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주말 내내 '야당의 가짜뉴스로 피해가 커졌다'는 프레임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파장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속도로 백지화를 돌연 선언한 정부가 지난해 김 여사 특혜 의혹을 알았음에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 의혹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리는 여당에 날을 세우며 진실 규명과 원안 추진을 압박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민주당의 사과가 있다면 재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부의 거짓말 논란으로 진정성도 없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정치적 제안이라는 지적이다. 여당의 가짜뉴스 프레임이 정부 측 거짓 의혹에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
10일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지난 주말 내내 민주당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공세에 대해 "특혜 괴담 선동으로 양평군민들의 염원이 물거품이 됐다"고 응수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에서 "민주당이 오죽 시비를 걸었으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양평군 숙원사업을 백지화한다고 했겠나"라며 "양평군민들의 편의를 고려한 사업이라는 본래 취지는 묻힌 채 사업을 본인들의 정치적 수단으로 삼은 민주당 때문에 부득이하게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양평군수는 같은 날 양평군민들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사를 찾아 "고속도로 추진을 가로막는 행위를 모두 멈추라"고 촉구했다. 전 군수는 특히 민주당이 주장하는 원안을 따르면 양평군에 나들목(IC)이 설치되지 않는다며 "강하면에 IC가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원 장관이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초강수를 던졌지만, 지역의 반발이 거센 데다 정부가 지난해에 이미 의혹을 알았으면서도 모른다고 거짓말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역풍이 불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의 사과가 있다면 사업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출구전략이 나왔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지난 7일 "민주당이 괴담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면 양평군민들의 뜻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 지도부에서도 "민주당에서 제기한 의혹이 해소되면 재추진할 수 있지 않겠나"라는 취지의 말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은 2년 전 자당 소속 양평군수와 지역위원장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요청했다는 정부여당 주장을 반박하고 김 여사 일가 땅에 대한 새 의혹을 제기하는 등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민주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는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출신 군수와 지역위원장은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현재 대안 노선 변경을 요청한 적도, 현재 위치에 있는 강하IC 설치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TF에 따르면 국토부가 2022년 7월 1차 협의요청 공문을 발송할 당시 양평군은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기존 노선을 전제로 강하면 운심리 인근에 IC 신설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2023년 1월 2차 협의요청 공문에서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신규 노선을 검토하라고 밝히면서 대안 노선이 제시됐다는 주장이다.
TF 단장인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더 나아가 "제보에 의하면 강상면 교평리 233-1과 234번지에 김 여사 부친의 형제로 추정되는 분의 필지가 확인됐다"며 "근저당권자가 (윤 대통령 장모인) 최은순씨"라고 주장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으로 난타전을 벌이는 가운데에서도 국민의힘은 광우병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대응에서 먹혔던 '괴담·가짜뉴스' 키워드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또 민주당이 강상면에 종점을 두는 대안을 반대하면서 강하IC를 설치할 수 있도록 우회하는 요구안을 제시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출신 전 양평군수 일가의 땅이 원안 종점인 양서면 인근에 있다는 의혹도 함께 거론하며 반대로 '민주당 전 양평군수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부인을 겨냥한 황당 정치 공세는 '제 발등 찍은'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이해찬 전 대표 세종 자택의 서울~세종 고속도로 연기IC 입지 의혹, 김부겸 전 국무총리 관련 양평 땅 의혹도 재차 거론될 수 있다.
여야 공방전은 이번주를 넘어 오는 17일 있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정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현안질의에는 '사업 전면 백지화'를 밝힌 원 장관이 직접 출석하면서 민주당과 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의혹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으면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원 장관 탄핵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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