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유명 진행자 10대 성적 사진 매수 의혹으로 ‘위기’…정부 조사 촉구

영국 BBC 본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 공영방송 BBC의 유명 진행자가 10대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적인 사진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위기에 처했다. BBC의 한 남성 진행자는 2020년부터 당시 17세 청소년에게 3만5000파운드(약 5900만 원)를 주고 성적인 사진을 받았다고 영국 더 선지가 7일(현지 시간) 보도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는 형국이다. 영국에서 18세 미만의 성적인 이미지를 만들거나 소유하는 것은 범죄다.

더 선지는 피해자가 받은 돈이 마약(코카인 약물)을 구입 하는 데 쓰였다고 보도했다. 또, 피해자의 어머니가 지난 5월 BBC에 문제를 제기했는데 해당 진행자가 아직 프로그램에서 하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BBC가 규정에 따라 제대로 대응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BBC는 논란이 확산하자 자체 성명을 내고 "어떤 의혹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BBC 다른 진행자들은 잇따라 자신이 아니라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사안의 파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이 일제히 신속한 조사를 주문하고 나섰다. 특히 제1야당 노동당도 BBC에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면서 전체적으로 "엉망인 집안 질서를 바로 잡아야할 때"라고 경고했다. 정부 측 역시 9일 문화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번 의혹에 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히며 "긴급하고 세심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또 루시 프레이저 장관이 이날 팀 데이비스 BBC 사장과 급히 전화 통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 선이나 BBC는 법적 이유로 당사자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다만, BBC는 이 진행자가 조만간 방송에서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