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공약에 “BTS 초청?”

멕시코 대선 후보 에브라르도 전 외교장관, “2024년 혹은 2025년 방문 가능”
멕시코 내 대표적 지한파…자서전에서 한국 경쟁력 높이 평가하기도

연합뉴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 나설 여당 예비후보가 ‘방탄소년단(BTS) 초청’을 공약처럼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멕시코 집권당인 국가재건운동(MORENA) 소속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전 외교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중부 이달고주 악토판에서 개최된 애니메이션 축제에 참석해 BTS를 초대하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브라르드 전 장관은 축제 참가자가 BTS를 초청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2025년? (멤버들이) 군 복무를 마치는 즉시, 아니면 2024년에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BTS 멤버 사진을 붙인 포스터를 손에 들고 "우리가 그들을 이 곳에 올 수 있게 하거나, 아니면 그들이 나를 초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에브라르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틱톡)에 이런 동영상을 게시한 뒤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들을 꼭 오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라는 글을 남기고, 해시태그(#)로 ‘bts, btsarmy’ 등도 달아 마치 BTS 초청을 선거 공약처럼 내세우기도 했다. 이런 에브라르드 발언에 밀레니오와 텔레디아리오, 엘피난시에로 등 현지 방송과 일간지들도 관심을 보이며 틱톡 동영상에 달린 댓글 내용 등을 보도하기도 했다.

멕시코에서 몇 안되는 대표적 ‘지한파’(知韓派)인 에브라르드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 취임했던 2018년부터 외교 장관을 지낸 인물로, 대선 출마 희망자 경선 규칙에 따라 지난 달 공직을 떠났다. 지난해에는 한국과 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기도 했으며,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멕시코 여당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쟁에는 현재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전 멕시코시티 시장과 아단 우우구스토 로페스 전 내무부 장관 등이 뛰고 있다. 다만, 에브라르도 전 장관은 셰인바움 전 시장보다 지지율이 다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여당은 7~8월쯤 대선 후보 적절성에 대한 1차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컷오프를 통해 후보들을 걸러내고 12월께 2차 여론조사를 통해 대통령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멕시코 대선은 내년 6월 2일 치러지며, 새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12월 1일부터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