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늘려도 국내 수요 감소 못당해…나프타 재고 연중 최고

김종윤 기자 2023. 7. 10.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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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나프타 재고가 석유화학 불황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수요 부진을 이유로 NCC(나프타 분해시설) 공장 가동을 줄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NCC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는 변질 가능성이 작아 재고손실 우려는 적다"면서도 "공장 가동률을 100%까지 올리지 않은 이상 나프타를 대량 구매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몇 NCC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늘리고 나프타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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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나프타 재고 1741만배럴…전년 동기 11.4% ↑
업황 부진에 NCC 가동 축소…수출 55% 증가도 무용지물
LG화학 여수 공장(LG화학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국내 나프타 재고가 석유화학 불황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수요 부진을 이유로 NCC(나프타 분해시설) 공장 가동을 줄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나프타를 생산하는 정유사의 수출 확대 노력도 재고 증가를 막진 못하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나프타 재고는 1741만배럴로 올해 들어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월별 평균(1542만배럴)보다 11.4% 많은 물량이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로 석유화학의 원료로 쓰인다. NCC를 거치면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이 생산된다. 정유업계는 생산한 나프타를 내부 소진 혹은 NCC 업체에 판매한다.

재고 증가는 장기적으로 기업 실적에 부담이다. 저가로 판매하는 인위적인 재고 조정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시세 역시 국제유가 하락과 재고 증가까지 더해져 약세다. 지난해 3월 배럴당 110달러 이상을 웃돌던 가격은 6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재고 증가의 주된 원인은 NCC 기업의 공장 가동률 축소에 있다. LG화학(051910)은 지난 4월부터 전남 여수 NCC 2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다른 기업 역시 80%대로 가동률을 낮추고 시황 회복을 기다렸다.

이들 기업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들었다. 석유화학사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해 2분기 평균 276달러였다. 지난 5월(256달러)에 이어 6월(244달러)에도 손익분기점 300달러를 밑돌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이 수익성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정유업계는 수출을 늘리고 재고 소진에 집중했다. 올해 5월까지 나프타 수출 누적 물량은 1575만배럴로 전년 동기(1019만배럴)와 비교해 54.6% 늘었다. 값싼 러시아산 나프타 공급이 전쟁 이후 막히자 수출을 적극적으로 늘린 결과다.

문제는 국내 나프타 수요 감소 폭이 수출 증가분을 웃돌았다는 점이다. 올해 5월까지 나프타 국내 소비량은 1억8186만배럴로 지난해 동기(1억8944만배럴) 대비 758만배럴 줄었다. 수출 증가분 496만배럴을 웃돌았다.

NCC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는 변질 가능성이 작아 재고손실 우려는 적다"면서도 "공장 가동률을 100%까지 올리지 않은 이상 나프타를 대량 구매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몇 NCC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늘리고 나프타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롯데케미칼(011170)은 국내 NCC 공장 가동률을 지난해말 80%에서 현재 90%까지 올렸다. 지난달 HD현대오일뱅크와 합작법인 HD현대케미칼은 4개월 만에 에틸렌 생산을 재개했다. 이들 기업은 석유화학 시황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하반기 에틸렌 스프레드가 300달러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시황이 부진하고 수출입 등 핵심 지표도 기대 이하"라며 "기존 업체의 가동률과 구조조정 등 공급 조절로 완만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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