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멋진 남자” 캄보디아 영웅 피아비 두 배 감격…조용히 현장 방문 남편 앞에서 ‘LPBA 최다승’ 금자탑[SS현장]
[스포츠서울 | 안산=김용일기자] “우리 남편 너무 멋진 남자.”
3쿠션의 국제적인 스타이자 ‘캄보디아 김연아’로 불리는 스롱 피아비(33·블루원리조트)가 여자 프로당구 LPBA 새 역사를 썼다. 통산 6번째 개인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피아비는 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LPBA 2차 투어 ‘실크로드&안산 챔피언십’ 결승에서 ‘젊은 피’ 용현지(22·하이원리조트)를 파이널 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3(6-11 11-3 11-4 5-11 11-7 7-11 9-2)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전까지 김가영, 임정숙과 통산 5회 우승으로 LPBA 최다승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던 피아비는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우승 상금 2000만 원을 품었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2022~2023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4개월 만에 다시 결승에 올라 정상에 섰다. 누적 상금도 2억1952만 원으로 ‘2억 돌파’ 돌파, 김가영(2억3095만 원)에 이어 2위를 마크했다.
반면 커리어 두 번째 결승 무대를 밟은 용현지는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는 지난 2021년 9월20일 열린 2021~2022시즌 2차 투어(TS샴푸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결승에 올랐다가 김세연(휴온스)에게 패한 적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 1년 9개월여 만에 다시 결승에 올라 첫 우승을 바랐는데 피아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2020~2021시즌 5차 투어부터 LPBA 무대에 뛰어든 피아비는 통산 20차례 개인 투어에 도전해 9회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6회 우승을 차지, 결승전에서 우승 확률이 70%에 가깝다.
승부처에서 강한 피아비만의 불꽃 같은 샷이 우승 동력이다. 그는 커리어 첫 우승을 갈망하는 용현지에게 1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2세트에 뱅크샷을 포함해 정교한 대회전, 세워치기로 ‘영점 조준’하더니 3세트엔 3-4로 뒤진 7이닝에 절묘한 원뱅크샷을 곁들여 하이런 8점을 뽑아내며 세트스코어를 2-1로 뒤집었다. 그럼에도 용현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4세트를 따내고 5세트를 내줬지만 6세트에 불꽃 같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부를 파이널 세트로 끌고 갔다.
이때 피아비의 관록이 돋보였다. 살 떨리는 마지막 세트에서 용현지가 1이닝 2점을 기록한 가운데 피아비는 연속 5점을 터뜨렸다. 그는 결승전 초구 3점 이상 획득시 세트 승률이 100%였다. 이 공식을 이 대회에도 이어갔다. 2이닝에 뱅크샷 두 방으로 4점을 채우면서 경기를 끝냈다.
우승 직후 피아비는 “7세트는 경험이 작용했다. 늘 집중하면 행운이 따르는 것 같다. 사실 동생(용현지)이 너무 잘 해서 불안했다. 그러나 7세트엔 일부러 시간도 안 봤다. 안 보면 스스로 감각이 더 살아나더라”며 승부처에서 자기만의 비결을 밝혔다.
그는 ‘다문화 도시’인 안산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 더 유의미한 시간을 보냈다. 국가산업공단이 있는 안산엔 9만여 명의 외국인이 지낸다. 대회 기간 피아비는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와 교류하기도 했다. 이날 결승전엔 ‘캄보디아 국기’가 나부꼈고,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유독 컸다. 피아비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우승하고 싶었다. 앞으로 더 당구 열심히하고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웃었다.
또다른 특별 손님은 피아비의 남편 김만식(62) 씨다. 피아비는 만 20세이던 지난 2010년 충북 청주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던 김 씨와 국제결혼했다. 우연히 남편을 따라서 당구장에 갔다가 큐를 잡았는데, 재능을 눈여겨본 김 씨가 그에게 정식으로 당구를 배워볼 것을 제안한 건 유명한 일화다. 다만 김 씨는 피아비가 정상급 선수로 활동한 뒤엔 가능하면 경기장엔 방문하지 않았다.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이날 김 씨는 피아비에게 알리지 않고 결승전 현장을 찾았다가 우승을 목격한 뒤 조용히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피아비는 “남편이 온 줄 몰랐다. 시상식 하기 전에 (소속사) 팀장께서 알려줘서 알았다. ‘오 마이 갓’이라고 했다. 사진도 함께 못 찍고 남편은 돌아갔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매번 고맙고 미안하다. 훈련하느라 집에 잘 못 가는데 남편 스스로 요리를 한다. 내게 ‘뭐 먹고 싶냐’며 요리도 잘해준다”면서 “요즘 나와 함께 다니면 (사람들이 알아봐) 부끄러워하는 데, 난 부끄럽지 않다. 너무나 멋있는 남자”라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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