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줄잇는 유통사들… 롯데쇼핑 수요 예측도 흥행
이마트·LF도 마찬가지
작년 대비 회사채 금리 안정
투자자 수급도 좋은 편
유통사들이 줄이어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하반기에 금리를 한 차례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지난해와는 다르게 채권 금리가 많이 내려갔고 수급도 원활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주요 유통사들의 채권 발행 성적은 좋은 편이다. 중소형 증권사도 적극적으로 채권 발행에 참여하고 있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미매각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증권사에서 충분히 인수할 의향이 있는 상황이라 큰 부담 없이 채권 발행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했다.
10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11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수요예측을 지난 4일 진행했는데 자금만 8700억원이 몰렸다.
이에 롯데쇼핑은 원래 예정 발행액보다 2배 많은 4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롯데쇼핑에 많은 자금이 몰린 것을 두고 롯데그룹에선 한숨 돌렸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 계열의 신용등급이 연쇄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롯데쇼핑에 대한 우려가 큰 분위기였는데 큰 무리 없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쇼핑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위해 롯데쇼핑은 대표 주관사만 7곳을 선정했다. 자금 조달이 원활치 못했을 경우 미매각 물량은 증권사가 떠안을 수 있는데, 이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회사채 만기 구조는 2년, 3년, 5년이었다. 600억원을 모집하는 2년물에 6700억원의 자금이, 1200억원을 모집하는 3년물에 1600억이 몰렸다. 5년물엔 400억원이 접수됐다.
최근 다른 유통사의 회사채 발행도 흥행했다. 지난달 28일 이마트#가 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공모를 진행했는데, 수요예측에서만 1조2100억원이 몰렸다.
이마트의 이번 회사채 만기 구조는 3년, 5년, 7년으로 구성됐다. 모집금액 1000억원인 3년물에 6000억원, 모집금액 2500억원인 5년물에 5450억원, 모집금액 500억원인 7년물에 650억원이 몰렸다.
LF도 지난달 20일 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4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400억원을 모집하는 2년물에 1600억원, 600억원을 모집하는 3년물에 2400억원이 몰렸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LF 회사채 신용등급을 AA-급으로 평가했다.
자본시장에서는 유통업계가 적기에 자금 유통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나 올해 초엔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해도 금리가 다소 높은 수준에서 책정됐거나 대량으로 미매각이 되곤 했다. CJ CGV가 대표적이다. 작년 7월 CJ CGV는 4000억원 영구 전환사채(CB) 모집에서 3000억대 미매각을 기록한 바 있다.
증권사들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커졌다. 회사채 발행에 잘못 관여했다가 미매각이 발생하면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덜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기준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 하반기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국은행이 뒤따라 금리를 올리기 부담스러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과정에서 금융 소비자들도 금리 눈높이를 낮추고 4% 넘는 채권인 경우 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프라이빗뱅크(PB)는 “유통사들의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어렵다고 하지만 성장성이 덜 보여도 망하기는 어려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라면서 “금리가 적당하면 투자자 확보도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 채권 유통도 쉬운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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