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폴] 전문가 10명 만장일치로 “한은, 7월까지 기준금리 4연속 동결할 듯”

이재은 기자 2023. 7.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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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전문가 “7월 금통위, 금리 3.5%로 동결”
6월 물가상승률 2%대…”금리인상 명분 약해져”
“새마을금고 사태로 금융불안 커져…긴축 신중해야”

한국은행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4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됐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대로 낮아진 데다,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진 점을 고려해 한국은행이 이번에도 금리를 묶어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주요국 통화정책이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한국은행도 국내 물가와 경기 상황에 맞게 금리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2회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기대 이상으로 급등락하지 않는 이상 한국은행이 연준의 긴축 기조를 그대로 따라가진 않을 것이란 의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물가 2%대 진입·새마을금고 부실 위기에 기준금리 3.5%로 동결 유력”

조선비즈가 10일 국내 증권사 국내외 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모두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로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앉은 만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명분이 약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 5.2% → 2월 4.8% → 3월 4.2% → 4월 3.7% → 5월 3.3% → 6월 2.7%를 기록해 전월 대비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 6월에 2%대로 진입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물가 대응보다는 그동안 누적된 통화 긴축의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하반기 이후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 긴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도 크지 않아 한국은행이 한·미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7월 0.25%p 추가 인상을 예고했지만 한국은행은 이미 이를 가정하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지난달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고, 원화 약세 압력이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은 사상 최대 수준인 2.0%p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현물 매수세를 고려하면 한·미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자금 유출을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외국인은 6월 7일 이후 최근까지 국채 현물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새마을금고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에 휩싸인 점도 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은행권 대출 연체율 상승, 역전세 우려 등도 4연속 동결의 근거로 꼽힌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새마을금고 사태와 같은 부동산 PF 관련 부실 리스크가 금융기관 건전성에도 영향을 주는 단계까지 왔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정부가 '새마을금고 건전성,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한 6일 서울 종로구 교남동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에 예적금 보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 “기준금리, 연말까지 3.5% 유지”

다수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연 3.5%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연내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엔 경기 회복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1.5%에도 못 미치는 1.4%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더뎌질 물가 둔화 속도, 경기 개선세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시기는 빨라야 내년 2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는 2%대에서 움직이다가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의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고금리 장기화로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경우 이르면 3분기부터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부상할 수 있다고 봤다. 공동락 연구원은 “하반기 경제 지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꾸준히 제기될 것”이라며 “인하 기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는 3분기 말과 4분기 초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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