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엄마’ 이어 ‘연인’까지, 소처럼 일하는 안은진 “내 별명은 ‘리틀 라미란’, 양자경 같은 배우 되고싶다”[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JTBC ‘나쁜엄마’ 촬영 때는 조우리 마을 사람들과 회식을 통해 팀워크를 다졌죠. MBC ‘연인’은 제작진이 아예 체육대회를 열어줬어요. 하하”
2023년 안방을 접수한 배우 안은진의 목소리에서는 작품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지난 달 종영한 JTBC ‘나쁜 엄마’에서 주인공 강호(이도현 분)의 옛 연인이자 쌍둥이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미주를 연기한 그는 다음 달 방송예정인 MBC 새 금토드라마 ‘연인’에서 조선시대 양가댁 애기씨 유길채로 분해 남궁민이 분한 주인공 이장현과 애틋한 로맨스 연기를 펼친다.
두 작품은 장르도, 성격도 판이하다. ‘나쁜 엄마’는 20대 여배우로서 연기하기 힘든 미혼모 역할을 소화해내야 했다. ‘연인’은 안방에서 첫 사극 타이틀롤이다. 영화 ‘올빼미’(2022)로 사극을 경험했지만 주인공으로 20부 대작을 이끄는 건 무게감이 다르다.
“‘나쁜엄마’ 대본을 집필한 배세영 작가님께 미주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저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선택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대본을 읽을 때마다 ‘어쩜 미주는 이런 선택을 할까’ 싶었죠. 자존감이 높고 에너지 넘치는 미주를 통해 제가 역으로 힘을 얻었어요.”
안은진 역시 미주 못지않게 자존감이 높은 배우다. 20대 여배우들이 쉽게 선택하기 힘든 쌍둥이 미혼모 연기를 사랑스럽게 소화해내며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스며들었다. 통상 20대 주연급 젊은 여배우들이 자신을 빛나게 하기 위해 캐릭터를 고르는 것과 달리 안은진은 촬영 내내 조우리 마을의 일부가 됐다.
“미혼모 역할을 택할 때 거리낌이 전혀 없었어요. 저도 언젠가 엄마가 될 텐데요. 얼마 전 영화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스’를 보며 주연배우 양자경이 몹시 부러워졌어요. ‘메타버스’를 통해 저런 큰 사랑을 표현하다니! 제가 오랫동안 배우를 하고 싶다면 영화 속 양자경처럼 모든 경험과 연결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혼모 역할을 꺼리는 분도 있겠지만 미리 해보는 것도 좋잖아요. 하하.”
촬영현장에서 에너자이저처럼 흥을 돋우는 안은진에게 동료배우들이 붙여준 별명은 ‘리틀 라미란’. 주인공인 ‘나쁜엄마’ 영순 역의 라미란이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끄는 모습과 판박이라 생긴 별명이다. 안은진은 “나도 라미란 선배처럼 강하고 건강한 캐릭터를 맡는 게 좋다. 선배님처럼 흥도 많고 장난도 많이 치는 스타일”이라고 웃었다.
팀워크가 좋은 촬영팀은 회식이 잦다. 안은진도 동료들과 조우리 마을 인근의 맛집을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촬영을 마치면 선배, 동료배우들과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며 각자의 연기철학을 이야기하곤 했다. 다이어트 때문에 회식을 꺼리는 요즘 여배우답지 않은 싹싹한 면모가 돋보였다. 이런 끈끈함은 자연스럽게 연기로 이어졌다. 초반에는 애드리브조차 의논한 뒤 치곤 했지만 촬영 후반부에 가서는 어떤 연기를 해도 서로 받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안은진의 활달한 에너지는 MBC ‘연인’으로 이어진다. ‘연인’은 병자호란 중 피어난 젊은 연인의 사랑과 고난 속에 희망을 일군 백성들의 이야기를 사극 멜로물이다. 안은진이 연기하는 유길채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인 도도한 인물이다. 세상 모든 남자의 사랑도 자기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전쟁의 풍화를 겪으며 만난 이장현을 진심으로 연모하면서 점차 성숙해진다.
안은진은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원동력으로 ‘현장의 재미’를 꼽았다. 몸이 피곤해도 연기가 ‘피로회복제’라며 활짝 웃었다.
“저도 멋진 선배가 되며 연기에 대한 불안함이 덜할 것이라 생각했죠. 그런데 선배들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농담처럼 ‘저는 평생 안정을 얻지 못하겠네요’라고 했죠. 하하. 막상 걱정하던 일도 현장에서는 해결이 돼요. 정말 좋은 대사를 내 입으로 표현할 때 오는 재미와 즐거움, 선배들의 ‘잘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격려에 힘을 얻고 나아가곤 하죠.”
안은진에게 ‘추미나 선생’이라는 애칭이 붙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2021) 시리즈에 이어 ‘나쁜엄마’도 넷플릭스를 통해 송출되면서 그의 개인 채널 계정에 외국팬들이 부쩍 늘었다. 어떤 언어인지 알 수 없는 메시지도 한결 많아졌다. 그러나 안은진은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반짝인기보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집중하며 ‘연기 잘하는 배우’란 칭찬을 듣는 게 그에게 가장 보약이라고 했다.
“‘연인’을 촬영하며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흔들릴 때가 있었어요. 사극을 통해 캐릭터를 전달하는 게 부담이 컸거든요. 그렇지만 저는 인복도 많고, 상대배우 복도 많은 사람이니 그냥 복받은대로, 지금처럼 씩씩하게 열심히 하려고요. 하하.”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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